백두대간(完了)/종주산행기

영남알프스(운문~가지~천황~재약~영축~신불~간월산) 종주기

무명(無 名) 2009. 8. 25. 12:21

영남알프스 (운문~가지~천황~재약~영축~신불~간월산) 종주기


1. 산행일 : 2008. 10. 11(토) ~ 12(일) 양일간 23시간10분(휴식 포함)

2. 오른산 : 운문산(1,188m), 가지산(1,240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영축산(1,081m),

            신불산(1,159m),  간월산(1,083m)

3. 산행지 : 경북 청도군, 경남 밀양시, 양산시, 울산 울주군

4. 오영동 외2명

5. 산행여정

  - 10/11. 08:15 구포역앞 출발 〜 08:55 밀양 도착(밀성여객)

   - 10/11. 09:05 밀양 출발 〜 09:40 원서리 도착(밀성여객)


♡ 산행구간 : 약 44km

09:40 원서리(산행시작) - 10:05 석골사 - 11:47 상운암(11:58 출발) - 12:20 운문산(12:58 출발) -

13:31 아랫재 - 15:10 가지산(15:24 출발) - 15:42 중봉 - 17:20 능동산 -

17:28 쇠점골약수터(18:32 출발) - 19:26 샘물산장 - 20:02 천황산 - 20:28 사자고개(21:03 출발) -

21:29 재약산(21:35 출발) - 22:02 간이매점 - 23:48 죽전마을 - 00:22 청수골산장 -

00:30 휴식(01:45 출발) - 03:25 단조산성샘(04:10출발) - 04:40 영축산 - 05:40 신불재 - 06:00 신불산 -

06:40 간월재 - 07:08 간월산(07:18 출발) - 간월공룡 - 08:50 간월산장

 

산행지도

  

6. 산행기

  지난해 3월말 홀로 밤 10시경 배내봉을 출발하여 간월〜신불〜영축〜청수 중앙능선〜재약〜천황산에서 번개와 소나기로 중단하고 말았던 영남알프스 7공주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다. 올해는 작년에 만나지 못한 운문공주가 먼저 보고파 원서리에서 석골사를 지나 상운암으로 오른다.

 

들머리(석골사 입구)

 

 

 

 

 

 

 

 

 

 

 

 

   정구지 바위를 지나면서 한 땀을 흘리지만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여기까지 내려온 단풍에 현혹되어 숨 가쁜 줄 모르고 상운암에 도착한다. 마당 가운데 배추 포기가 속살을 살찌우고 배추밭 가장자리에는 태양광발전 집광 판이 햇살을 듬뿍 받고 있다.

 

 

 

 

 

 

 

 

   7공주 중 첫 번째 만난 공주는 맏며느리 감으로 손색이 없을 둥글 널찍한 운문공주다. 동으로 고개를 돌리니 가지 북릉과 두 번째 만날 가지공주가 가까이 있고 시계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능동산 넘어 막내인 간월공주, 신불공주, 영축공주가 하늘과 맞닿아있고, 사과로 유명한 얼음골이 발아래요, 그 뒤편으로 천황공주와 재약공주도 수줍게 다가선다.

 

 

 

 

 

 

 

 

   운문공주와 이별하고 가파르게 내려서면 아랫재다. 지금은 텅비어있는 가운산방(加雲山房)이 자리 잡고 있는데 왼쪽으로는 심심이 계곡을 따라가면 사리암과 운문사를 만날 수가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삼양마을로 연결된다. 아랫재에는 조금 전에 앞질러 가신 J3(지리 화〜대종주, 성삼재〜천왕봉〜성삼재 종주, 지리태극 종주) 회원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랫재를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백운산 너머로 능동에서 천황공주로 연결되는 웅장한 산세 아래로 얼음골 계곡이 수줍은 듯 몸을 감추고 있다. 억새가 만발한 헬기장 뒤로 둘째인 가지공주를 만난다. 북으로는 쌀 바위를 지나 상운산 너머로 문복산과 고헌산이 조망되며 그곳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옹강산과 지룡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조금 전 만난 운문공주가 활짝 웃고 있다. 운문지맥길은 이곳에서 끝나고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낙동정맥길을 따라 내려서며 가지공주와 이별한다.

 

 

 

 

 

 

 

 

 

 

 

 

 

 

 

 

 

 

 

 

 

 

 

  

 

 

 

 

 

 

   밀양고개와 중봉을 지나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국도 24호선의 새로운 터널이 뚫리면서 통행량이 감소한 석남터널을 지나면 예쁜 소나무를 만난다. 이어 키가 19m 모자라서 옹주가 되어버린 능동산(981m)을 너머 쇠점골약수에 닿는다. 이곳에서 저녁 식사와 반주로 약간의 이슬을 맞고서는 어둠속의 임도를 따라 샘물산장으로 향한다.

 

 

 

 

 

   샘물산장에는 모닥불을 피워두고 밤을 이야기하는 몇 분이 보이고, 달빛을 밟고 은하수를 맞으며 눈부신 억새밭을 지나면 세 번째인 천황공주가 어둠속에서 활짝 웃으며 우릴 맞는다. 남으로는 멀리 에덴벨리 골프장의 밝은 불빛과 밀양시가지가 꿈틀거리고 바로 아래쪽에는 단장면 구천리와 표충사의 불빛도 내려다 보인다.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니 울주군과 밀양시에서 설치한 산행안내도와 휴식시설을 해놓은 사자고개에 도착한다. 탁자에 앉아 남은 이슬을 마저 맞고서 길을 나서는데 비박을 하는 산님이 보인다. 인기척이라도 보였으면 조금은 볼륨을 낮추었을 텐데. 미안하이.^!^

 

 

   천황공주와 이웃하고 있는 재약공주를 네 번째 만난다. 달빛이 곱고, 별이 쏟아지고 있는 사이로 조금 전 만난 천황공주가 우릴 아쉬워 내려다보고 있다. 날카로운 바위를 내려서면서 재약공주와 이별하고 주암계곡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나와 주암계곡 쪽으로 내려선다. 텅 빈 간이매점이 있는 곳에서 임도를 따라 사자평 방향으로 방향을 바꾼다.

 

 

 

 

 

    잘려나간 임도를 조심스레 지나면 “←주암계곡, 쉼터, 재약산”“죽전↑”이란 이정표를 산벗나무에 못으로 박아 땅에 세워 놓은 곳에서 임도를 벗어나 죽전마을 방향으로 향한다. 억새밭을 지나면 능선에 올라서는데 이곳이 코끼리봉〜재약봉(약무덤)〜향로산으로 향하는 또 다른 능선으로 바꿔 타는 셈이다. 죽전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대구에서 오셨다는 두 분의 산님께서 이슬을 한 모금 하라고 권하신다. 삼겹살에 한 모금 털어 넣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면 죽전마을 화장실 옆에 닿는다.

 

 

   오늘이 토욜 이라 우리나 배냇골에 놀러 오신 분들이나 밤을 잊고 행동하긴 매한가지다. 베네치아산장과 종점상회를 지나 개울을 건너 청수골산장안으로 들어간다. 청수골산장의 견공께서 몇 번 짖어 대더니 산행하는 사람임을 짐작하고는 금새 멈춘다. 정말 기특한 견공이다.

 

 

   계곡 앞에 닿는데 계곡을 건너면 청수우골〜한피기고개 또는 청수중앙능선〜채이등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영축공주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청수좌골로 향하기 위해 계곡건너기 전에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조금 오르다 낙엽위에 돗자리와 신문지를 깔고 우의를 입고서 나란히 누워 눈을 감아 보지만 잠은 영 오지 않는다. 쥐죽은 듯 조용한 이곳 달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앉고 개울물 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한 시간 금방 지난다. 다리의 피로는 상당히 풀렸다고 생각되지만 기나긴 오름길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이술이 많이 내린 억새밭을 오르니 단조산성 너머 샘터에 닿는다. 샘터 가에서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영축공주를 만나려고 이슬을 흠뻑 머금고 있는 억새밭을 헤친다. 우리만 남겨두고 이젠 달도 서산으로 숨어버렸다.

 

   넓어진 주능선 길을 따르니 이내 바위로 이루어진 다섯 번째의 영축공주를 맞는다. 멀리 울산시가지와 온산공단의 불빛이 가물거리고 영축공주를 지켜주는 바로 아래 산장에서는 이 시간에도 사람들의 목소리가 두런거리고, 그리고 정상에는 일출을 촬영하려는 분도 계신다. 배웅 나온 영축공주를 뒤로하고 조금 전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선다.

 

 

 

    광활한 신불평원의 억새밭을 가로 지르지만 어둠에 쌓여있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신불고개를 지나 여섯 번째 공주를 만나러 힘겹게 오른다. 영축에서 신불까지 평소 같으면 한 시간 이내에 오를 수가 있지만 지친 상태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여섯째 공주를 만났다. 거대한 돌탑 옆으로 이름표를 달고 있는 신불공주는 새로 단장된 앞 마당이 마음에 드는지 궁금할 뿐.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오기 시작하고 곧 동이 틀듯하다. 간월재로 내려서는데 많은 산님들이 신불공주를 만나러 올라오신다. 이제 곧 잠에서 깨어난 공주를 만날 수가 있을 테지. 신불재에는 수많은 차량들과 산님들이 섞여 북새통을 이룬다.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지. 많은 사진작가들과 산님들이 기대한 일출의 모습은 훼방꾼 구름으로 무참히 깨어지고 말았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다 즐거운 표정들이다.

 

 

 

 

 

 

 

 

 

 

 

  일곱 번째 막내공주를 만나러 계단을 타고 오른다. 단잠에서 깨어난 간월공주가 이슬로 단장을하고 우리앞에 다가선다. 하루가 꼬박걸린 시간의 피로의 누적도 간월공주를 만나면서 봄눈 녹아 내리듯 살아진다. 잠에서 방금 깨어난 운문〜가지〜천황〜재약〜영축〜신불공주들을 차례로 만나보고 간월 공룡능선으로 하산하여 23시간 여의 7공주와의 만남을 마감한다.

 

 

 

 

 

 

 

7. 돌아 오는 길

   - 09:20 간월산장 출발 〜 09:40 신평 도착(지인의 차량이용)

    - 10:38 신평 출발 〜 11:10 부산 도착(시외 직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