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了)/종주산행기

지리산 화대종주(2008. 08. 16-17)

무명(無 名) 2009. 8. 26. 08:42

지리산(화엄사~천왕봉~유평리) 종주 산행기


1. 산행일 : 2008. 08. 16(토) ~ 17(일) 양일간 23시간45분(휴식 포함)

2. 오른산 : 지리산(1,915m)

3. 오영동(무명) 외2명

4. 산행여정

  - 8/16. 13:00 부산 서부터미널 출발 〜 16:37 화엄사도착(영화여객)

   

♡ 산행구간 : 약 44km

17:00 화엄사 주차장(산행시작) - 17:30 화엄사 - 17:53 어은교  - 18:02 연기암 - 18:10 참샘터 -

18:35 국수등 - 19:07 집선대 - 19:50 코재 - 20:03 노고단 대피소(20:40 출발) - 20:52 노고단 -

21:30 헬기장 - 21:55 피아골 삼거리 - 22:08 임걸령 - 22:42 노루목 - 23:04 삼도봉(23:10출발) -

23:30 화개재 - 00:04 토끼봉 헬기장 - 01:25 연하천 대피소(01:33출발) - 02:32 형제봉 -

03:20 벽소령 대피소(04:30 출발) - 05:37 선비샘 - 06:35 칠선봉 - 07:24 영신봉 -

07:30 세석 대피소(07:40 출발) - 08:00 촛대봉(08:53 출발) - 09:40 연하봉 -

09:50 장터목 대피소(10:35 출발) - 11:22 천왕봉(11:27 출발) - 11:52 증봉(12:18 출발) -

13:37 치밭목 산장(13:52 출발) - 14:22 무재치기폭포 - 16:00 유평계곡휴식(16:30 출발) - 16:45 유평리

 

 

 

5. 산행기

 성삼재〜세석 대피소〜천왕봉〜유평간의 1박 종주는 2회, 중산리〜천왕봉〜

노고단 대피소간의 당일 종주 1회는 하였던 경험이 있었으나 화엄사〜천왕봉〜유평간의 지리종주를 하지 않았던 터이라 모처럼의 기회를 얻어 종주산행에 나선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13:00에 출발하는 영화여객에 오를 때 까지는 부산의 날씨는 게이는 듯 하였으나 마산을 지나서 부터는 제법 굵은 비가 차창을 때리기 시작한다. 화개장터를 잠시 들릴 때는 완전한 소나기성으로 갈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구례에 도착할 즈음부터는 완전히 비가 멎었다. 화엄사 주차장에서 간식으로 백설기를 한 개를 먹고서 화엄사로 향한다.


 화엄사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 뒷켠으로 돌아가니 코재로 오르는 길이 없어 공양간의 스님께 여쭈어 보니 공양간 앞개울을 건너면 연기암 오르는 산길이 있다고 하신다. 우기 철이지만 다행히 계곡의 물이 많지 않아 수월하게 건너니 바로 길이 열려있다.


 습도가 많은 탓으로 땀에 흠뻑 젖는다. 화엄사를 출발한지 몇 번의 휴식시간이 있었지만 2시간 30분여 만에 코재인 포장도로에 오른다. 포장 도에서 오른쪽의 노고단 대피소로 향한다. 대피소 취사장에서 주먹밥과 매실주로 내일까지의 무사 산행을 위한 마음으로 건배 후 탐방객의 안전사고 예방 및 공원자연 보호를 위하여 야간 산행이 금지된 국립공원인데 연하천 대피소에서 쉬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삼도봉 못 미친 헬기장 부근을 지날 때 잠이 깬 토끼 한 마리가 도망을 간다. “아이쿠 미안해라 자는 잠을 깨웠구나” 속으로 중얼 이며 삼도봉을 지나 550여개의 나무 계단을 내려서니 화개재이다. 토끼봉을 지나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니 불이 켜진 취사장안은 배낭과 식사도구들이 어지럽게 늘려있어 그곳에서 눈을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 연하천 대피소 문 앞의 나무 장의자를 내려보니 무슨 음식물 찌꺼기로 이곳도 아닌듯하여 하는 수 없이 벽소령 대피소로 향한다.


 끝이 없는 듯한 돌 밭길을 오르내리고, 그나마 흙이 깔린 길은 진흙탕으로 변해버려 신발이 젖지 않도록 피하면서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한다. 한 몸 누울 자리를 찾아보니 대피소 입구 왼쪽에 이슬을 피하여 여러 명이 비박을 하고 있다. 빈 공간을 비집고 우의를 입고 옹크리고 누우니 한 참후 한기가 느껴져 일어난다.


 다시금 세석대피소로 향한다. 선비샘에서 수통을 채우고 시원한 물맛을 맛본다. 이제 어둠은 완전히 가시고 새로운 날이 밝았건만 운무에 가려 조망은 시원치가 않다. 4년 전 낙남정맥을 시작할 때 올랐던 영신봉을 지나는데 이슬을 한껏 머금은 산오이풀꽃등 야생화 천국이다. 이어 세석대피소에 도착하여 잠시 쉬어가려 하였으나 청소중이라 못 쉰다고 하니 어찌할꼬?


 세석대피소를 나와 촛대봉으로 향한다. 등산로 오른쪽의 촛대봉 맞은편인 왼쪽 바위 옆에 바람을 피하여 신문지를 깔고 우의를 입고 배낭을 베개 잠시 눈을 붙인다. 내리는 안개비에 한기를 느껴 일어나서 길을 나선다. 잠시 눈을 붙인 게 한결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드디어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한다. 반주로 남겨둔 매실주를  몇 잔 들이키고 서울에서 오셨다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소주 한 병을 주고 얻어먹는 커피의 향.


 재석봉을 지나고 통천문의 빗장을 열고 오르니 천왕봉이다. 2002년 8월 24일 백두대간을 시작할 때 이곳을 오른 지 6년여 만에 이곳을 찾은 셈이다. 천왕봉은 자주 찾지 못하였지만 그사이 1대간 8정맥을 끝내고 남은 금북정맥을 종주중에 있는 터라 이제는 자주 찾을 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천왕봉을 내려서서 중봉으로 향한다. 야생화가 만발한 능선길 군데군데에는 멧돼지가 밭을 일구어 놓았다. 아마 산오이풀의 뿌리가 맛있는 먹이감인 듯 집중 공격을 한것같다. 이어 중봉에 올라 남아있는 매실주를 비우고 써리봉을 지나 치밭목산장에 도착한다.


 오늘 치밭목산장에는 산지기의 마나님도 같이 계신다. 의자에 배낭을 잠시 내리고 원두커피를 주문한다. 안개비를 맞으며 마시는 원두커피의 진한 향을 이곳 산장이 아님 느껴보지를 못하리라.


 무재치기폭포를 지나 유평 계곡에 도착하여 땀과 흙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나니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23시간 45분에 걸쳐 지리종주를 마감한다. 또 하나의 숙제를 끝내고 나니 기쁨과 허전함이 한꺼번에 느껴진다.


6. 돌아 오는 길

   - 8/17. 17:30 대원사 출발 〜 18:28 진주 도착(부산여객)

              20:00 진주 출발 〜 21:50 부산 동래 도착(경남고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