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了)/백두대간(上·完了)

백두대간 4차(육십령〜빼재/신풍령)

무명(無 名) 2009. 4. 8. 17:35

 백두대간 4차 5소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2. 10. 13

2. 산행구간 : 육십령〜빼재(신풍령)

3. 산행동지 : 오영동, 정영찬, 김용순

4. 산행여정

   2002. 10. 13

   03:00 부산 출발〜05:10 육십령 도착


   2002. 10. 13 (제5소구간 : 육십령〜빼재) : 35.4 km

05:20 육십령 출발 - 06:46 할미봉 - 07:50 덕유교육원3거리 - 09:10 서봉(장수덕유산) -

09:35-10:00 조식 - 10:10 남덕유3거리 - 10:30 월성재 - 11:09 전망바위(11:19 출발) -

11:52 삿갓골재대피소(11:57 출발) - 12:52 무룡산 - 13:35 돌탑(14:05 출발, 중식) - 14:38 동업령 -

15:32 백암봉 - 16:00 상여덤 - 16:29 귀봉 - 16:30 횡경재(16:40 출발) - 17:08 못봉 - 17:37 월음령 -

18:05 대봉 - 18:30 갈미봉 - 19:43 빼재(신풍령) 도착


5. 산행기


※2002.10.13(제5소구간 : 육십령〜빼재) 날씨 : 흐린뒤 겜

 육십령에 도착할 무렵 차창에 빗물이 제법 굵게 부딪치기 시작한다. 오늘 산행이 가능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가을비를 맞고서 육십령에서 빼재까지 먼 길 산행이 무리라고 생각되기 때문 인지라! 10여분을 기다리니 일단 비가 멎기에 배낭을 꺼내 준비를 서두르는데 바로 옆에서 인기척이 들려 돌아보니 2명이 우리와 반대쪽으로 향하는 종주자 로써 들머리를 묻기에 상세히 알려 주었다.

 

 산행지도

 

 산행지도

 

 할미봉 지난 헬기장에서 장수덕유 방향

 

  할미봉 지난 헬기장에서 장수덕유 방향

 

  장수덕유 방향

 

 어둠을 헤치고 육십령을 뒤로하고, 할미봉을 향하여 산길에 접어든다. 잡목 없이 키 큰 굴참나무로 이루어진 산길이라 옷이 젖지 않아 천만 다행이다. 산길로 접어들어 10여분후 왼쪽에 묘지 한 기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덕유 11-02라는 표지가 보인다.

 

 소나무와 굴참나무 숲을 지나 된비알을 지나면 조금 너른 공터가 보이는데 이곳은 덕유11-03팻말로 쉴 요량으로 배낭을 내려 놓았다. 운무가 시야를 가려 길을 분간키 어려울 지경이다. 올라온 길의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재촉 하였으나, 바위 전망대로 보이는 게 길이 아닌 듯 싶었다. 그리고 리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10여분 헤메다 조금 전 쉬던 곳 까지 되돌아 나와 길을 확인하니 90도 가까이 휘어져있어 괜한 헛고생을 하였구나! 하며 길을 재촉하였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게 웬일인가? 눈에 익은 리본 하나가 보인다. 이게 바로 우리들이 조금 전에 달아 놓은 그것이다. 리본이 없었더라면 육십령까지 가서야 알 수 있었을 터! 다행이다 싶어 다시 오르막 길을 올라 왔을 때까지 30분 가까이 시간을 소비 한것이다. 이시간이면 할미봉에 도착해야 할 시간인데!


 바른길에 접어들어 조금 진행하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가파른 암릉을 오르니 바로 할미봉(1,026.⁴m)이다. 육십령에서 80여분 거리이나 두 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 하였기에 오래 쉴틈도 없이 서둘러야 했다. 할미봉에서 장수덕유산으로 향하는 첫 관문은 밧줄을 몇 번씩이나 잡고 내려야 할 만큼 가파른 길로 연결되어있다. 할미봉을 내려서면 평탄한 능선 길로 이어져 있고 가끔씩 잡목이 배낭을 잡아당기지만 몇 개의 얕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덕유교육원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곳 삼거리에서 약10여분 오르니 헬기장으로 우리들에게 수줍은 듯 얼굴을 묻고 있던 할미봉이 고개를 내밀며 서서히 운무가 걷히기 시작한다. 바로 이 맛으로 산에 오르는 게 아닐까?

 

  이곳 헬기장부터는 계속 오르막이다. 가파른 암릉에 오르니 덕유11-12 지점으로 지금까지 약6km정도 산행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암릉군을 오르 내리고나서 장수덕유산(서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또 한 차례 땀을 흘리게 만든다. 장수덕유산(지도상:1,510m, 표지석:1,492m)은 바위 봉으로 이루 어져 있으나 바로옆쪽에는 넓은 암반이 있어 쉬어가기 그만이다. 멀리 남덕유봉이 보이고 지나온 할미봉도 저 멀리 보인다. 장수덕유에서 이정표가 하나 있는데 육십령 7.35km, 월성재 2.27km로 되어 있다. 장수덕유산에서 내려서는 철계단 사이 뾰족이 돋아있는 엉겅퀴는 까만 씨앗을 맺어 다가오는 해에 더 많은 군락을 이룰 준비를 하고 있다. 줄곧 내리막길 산죽 밭을 지나 바람 없는 자리를 잡아 찬밥을 입에 넣는다.

 

  장수덕유 바위

 

 

 장수덕유

 

 장수덕유

 

 장수덕유

 

 남덕유삼거리를 지날 즈음 오늘처음 산행손님을 맞았다.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덕유01-46으로 변해버린 남덕유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남덕유산은 0.3km거리인 지척이나 다름없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월성재로 향한다. 이곳에서 월성치((1,240m)까지는 다시 줄곧 내리막길로 조금 속력을 올린다. 다시 오르막으로 변해버린 산길엔 숨을 몰아쉬지 않을 수 없다. 40여분뒤 지나온 쌍둥이 같은 두봉(서봉,남덕유)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여 숨을 고른다.

 

 돌계단을 오르내린 뒤 삿갓봉을 오른쪽에 두고 휘감아 돌아 내려가면, 대간길에 하나밖에 없는(향적봉대피소 제외) 삿갓골재대피소(1,280m)에 도착한다. 횡점 부락쪽 60m지점에 위치한 샘터에서 물을 보충하지만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못내 아쉽다.  대피소를 지나 헬기장과 봉우리 두 개를 넘어 안부로 내려서면 나무 하나없는 초원 복판에 설치된 돌과 나무계단길을 오를 즈음 청아하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힘을 솟게 만든다.


 약 한시간만에 도착한 무룡산(1,492m). 이곳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남덕유6.4km, 향적봉8.4km의 의미는 오늘 산행의 절반을 암시 하는듯하다. 내리막을 내려서서 기복 없는 능선 길에는 키 작은 산죽사이로 싸리나무들이 삐죽이 솟아있고, 30여분지난 곡각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 평탄 길을 지나니 돌탑이 선 봉우리에 닿아 신문지 밥상을 편다. 이제 향적봉 까지는 6.2km다.


 남덕유산 갈림길

 

 남덕유산 갈림길

 

 남덕유산(왼쪽)과 장수덕유(오른쪽)

 

삿갓봉

 

 

 삿갓봉

 

 가을의 덕유

 

 삿갓골재 대피소

 

 가끔 나타나는 산죽 밭으로 길이 순해지고 다시 된비알을 오르고, 내린지 30여분후 동업령(1,260m)에 도착 되며, 이곳에서 왼쪽으로는 용추계곡, 오른쪽으로는 병곡리로 내려서는 네거리 길로 덕유01-24표지 팻말이 눈에 뜨인다. 동업령 삼거리를 지나 백암봉으로 힘껏 발길을 움직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위가 희다고 느껴지는 백암봉(1,490m)에 도착하니 세시 반이 조금 지났다. 이곳에서 중봉을 거쳐 주봉인 향적봉(1,614m)까지는 2.1km로 가깝지만 대간 길은 오른쪽으로 꺾여 연결된다. 지난해 이맘때쯤 영각사에서 출발하여 향적봉을 지나 백련사로 하산할 때가 생각난다. 중봉에서 빨갛게 익은 주목 열매의 달콤함을...

 

 동업령에서 2.27km이며, 우리가 진행해야할 송계 삼거리는 이곳에서 3.23km라는 이정표를 뒤로 두고 밋밋한 능선 길을 내려서면 덕유04-12라는 팻말이 있다. 이것이 빼재까지의 거리를 의미하며 약6km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키 작은 산죽이 몇 백 미터씩 도열하고 있는 길을지나 만나는 작은바위군 이 상여덤(덕유04-10)이다.

 

 가을의 덕유

 

 백암봉

 

 송계 삼거리

 

 송계 삼거리

 

 능선은 밑으로 떨어졌다가 왼쪽으로 휘어 올라간다. 왼쪽 골짜기는 오수자굴로 향하는 계곡이다. 여기서 두 번째 봉우리가 귀봉(1,400m)으로 바로 아래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송계사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 횡경재(1,260m)에 도착된다. 이곳의 이정표에는 지봉 2.3km, 송계사 2.7km, 송계삼거리 3.2km라 쓰여 있다.


 횡경재 안부에서 다시 오르막을 한참 올라서면 헬기장이 있고 전망이 트이지만 조금 더 오르니 전망이 좋은 지봉(1,302m)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정상석에는 못봉(1,342.?m)으로 표기되어 있어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식수도고갈 상태이고 다리도 점점 풀려만 간다.


 가파른 산길을 산행인 들이 얼마나 많이도 잡았기에 반질 거리는 나무를 붙잡으며 내려서니 월음령(달음재)이다. 더 오를 기력마저 잃은 상태인데 다시 급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땅거미가 깔린 산길을 걷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싸리나무와 잡목이 깔려 배낭을 잡아끄니 더욱 늦어진다. 남쪽 하늘에는 초승달이 얼굴을 내민 지 오래이다.


 산행시작 열두시간이 지나 대봉(1,263m)이고, 이제 손전등이 아니면 길을 분간키 어려울 정도로 어둠이 깔렸다. 뭐가 뭔지도 보이지 않고 길을 재촉하여 도착한 게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한 갈미봉(1,210.?m)이다. 이제 부터는 인내와 자기와의 싸움뿐, 내리막길 일 것이라 생각한 게 정말 잘못이 었고 동료 대원에게 미안해서 할 말을 잊은 지 오래이다. 괜히 귀가 가렵게 느껴진다. 나를 얼마나 욕을 할까?...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는지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덕유07-01 팻말을 지난지도 오래인데, 오백여 미터가 왜 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지?... 넓은 공터를 비켜 돌아 신풍령 도로 절개지 위에 도착하니, 갈미봉에서 부른 서상 개인택시가 불빛을 비추고 있다. 절개지 오른쪽으로 비켜나 임도에 내려 서니 오후 일곱 시 사십삼 분이다.


6. 돌아오는 길

   2002. 10. 13

   - 19:45 신풍령 출발〜20:55 육십령 도착(택시비?40,000)

   - 21:25 육십령 출발〜23:55 부산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