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了)/백두대간(上·完了)

백두대간 10차(늘재〜청화산〜조항산〜밀재)

무명(無 名) 2009. 4. 22. 13:22

백두대간 10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3. 01. 11

2. 산행구간 : 늘재〜밀재

3. 산행동지 : 오영동, 정영찬, 김용순

4. 산행여정

   2003. 01. 11

   05:02 부산 출발〜08:00 늘재 도착


   2003. 01. 11 (제14소구간 : 늘재〜밀재) : 09시간 33분소요

08:05 늘재 출발(산행시작) - 09:37 청화산(09:48 출발) - 09:58 시루봉 삼거리(10:07 출발) -

11:05 858봉 - 11:24 암릉지대 - 12:07 갓바위재(12:15 출발) - 13:08 조항산(13:45 출발) -

14:20 고모령(14:30 출발) - 15:23 854봉 - 15:47 집채바위 - 16:16 밀재(16:25 출발) - 17:38 삼송리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3.01.11(제14소구간 : 늘재〜밀재) 날씨 : 맑음

 올해 들어서 처음 종주 산행에 나서기 위해 늘재에 도착 한 것이 오전 8시, 지난번 산행시 이곳에 늦게 도착 하였기에 성황당과 面나무로써 1982년 10월 26일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20년의 음나무를 다시금 확인이 가능하였다. 이곳 늘재는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64번지로 잘 포장된 2차로의 키 큰 음나무 왼편으로 산행길이 열린다.

 

 늘재의 양강분수령 표시판

 

 속리산 주능선

 

 정국기원단

 

종주 능선에 접어드니 상고대가 솔숲을 덮고 있다. 흰 소나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인생도 세월이 지나면 검은 머리가 저들처럼 흰색으로 변하는 게 아니겠는가?  자연의 가르침과 세월을 어찌하여 거스를 수 있단 말인가?  글 한 수가 생각난다. “花開 花謝 春何菅  雲去 雲來 山不爭”.


 안개 사이로 둥근 해가 솟아오른다. 상고대는 어느덧 살아지고, 눈 위에는  초벌 빻은 쌀가루 같은 상고대의 잔해가 떨어져 있다.  잔솔밭을 지나 30여분 오르니 세운지 몇해 되지 않은 듯 보이는 “靖國祈願壇   白頭大幹 中元地” 라는 비가 하나 우뚝서있고, 그 뒤편으로는 속리산 천황봉에서 문장대 까지 8폭의 평풍을 펼쳐 놓은 듯 하다. 뒤 돌아서 눈 속의 가파른 바위를 붙잡고 시름을 한지 한 시간 반. 헬기장에서 숨을 돌리니 바로 청화산(984m)에 도착한다.

 

 속리산 주능선

 

 청화산(이정표)

 

 청화산 정상

 

 청화산 정상

 

이정표

 

 이곳 청화산은 충북의 괴산군과 경북의 상주시,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정상에는 표지목과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다. 그리고 정상 부근의 이정표에는 ← 늘재 3.5km(1시간 20분 정도 소요), 조항산 10.3km(3시간 30분 정도 소요)→ 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들이 준비한 지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꼈으나, 눈 쌓인 겨울 암릉 산행이라 그만한 시간이 소요 되었다.


 청화산에서 10여분을 내려서면 혹한과 눈비 속에서도 잘 견디어낸 종이에 쓰여 나무에 매달린 이정표를 만난다. 시루봉 삼거리로 여기서 잠시 멈췄다. 여기 까지는 선행자의 발자국을 따라 왔건만, 그 발자국은 동쪽 시루봉 으로 이어져 있었으니까.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아무도 눈길을 밟지 않은 북사면으로 리본만 몇 개 바람에 날리고 있다. 채비를 다시 한 뒤 허벅지 까지 쌓인 눈을 헤쳐 나가기 시작했다. 

 

 858봉을 지나니 곧 암릉지대다. 양지바른 곳에는 눈이 녹아 밤새 얼어버린 얼음위로 다시 눈이 쌓여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져 다치기 십상이다. 시루봉 삼거리 부터 눈과 사투를 벌인지 두 시간 만에 갓바위재에 도착했다. 멀리 의상저수지 얼음위로 눈이 뽀얗게 쌓여 있고, 조항산을 쳐다보니 칼날같은 바위들이 뾰족뾰족이 솟아있다.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보이지만 암릉을 오르내리며 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다.

 

시루봉 삼거리 이정표

 

 갓바위재에서 바라본 의상저수지

 

갓바위재를 뒤로하고 사력을 다하여 오른지 한 시간, 드디어 조항산(951m)이다. 조항산은 앞뒤로 전망이 확 트여 북동으로는 둔덕산 줄기와 마주치는 마귀할미통시바위가 있는 능선의 암벽과, 남으로는 청화산과 속리산이 아른 거린다. 정상에는 표지목과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는데 표지석 뒷면에는 『“백두대간을 힘차게 걸어 땀속에서 꿈과 희망을 아 아! 우리들 산하” 대한 산악연맹 경북연맹 산들모임 산악회 단기4332년 己卯 십일월』로 쓰여 있다. 조항산 정상에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조항산 정상

 

 멀리 대야산 방향

 

 멀리 대야산 방향

 

눈덮힌 산행로

 

 조항산 정상 표지 목을 뒤로 하고 대간길에 다시 들어선다. 가파른 바위길엔 나무에 의지 하지 않고서는 위험하다. 간혹 바위 톱도 눈에 덮여 붙잡을 곳이 없는 곳에서는 엉덩이를 바위에 붙여 한 발작 한 발작 옮기는 방법 외엔 별 도리가 없었다. 보조 로프를 준비 하지 않은게 후회가 된다. 하지만 바위 구간만 통과하면, 허벅지 까지 오는 눈 길도 미끄러지며 달릴 수 있었다.

 

 고모샘 표시판

 

 마귀할미 통시바위

 

고모령에 닿으면 문경시청에서 石間水가 있는 고모샘이 대간길 진행방향 바로 우측 10m 아래 지점에 위치함을 알려주는 표지판과, 이정표는 떨어져 누군가가 바람에 날려 갈까봐 돌멩이로 눌러 놓았다. 아직 대야산이 3.8km나 남았다니, 오늘 중으로 계획된 산행 구간인 버리미기재 까지는 힘들것 같아 한숨을 내 쉰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정면으로 마귀할미통시바위가 보이고, 이곳 능선과 연결되는 능선의 왼쪽으로 돌면 854봉에 닿는다. 길가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 속에서 우리들을 반긴다. 854봉을 지나, 849봉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 옆구리를 지나면 집채바위가 우뚝 서있다. 집채바위 안쪽으로 대간길이 열려 있지만 눈이 많아 우회하여 밀재에 도착한다.


 이곳 밀재는 탈출로도 뚜렷하고 이정표(↑대야산 1.5km, ↓통시바위 2.5km→월령대 1.8km, ←송면 5.2km)도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 다행이다. 신발 끈과 스패츠의 끝자락에는 오늘의 산행을 대변이나 하는 듯 고드름이 열렸다. 더 이상의 산행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고려 태조 왕건왕도 저곳 대야산을 넘기 까지 쉽지 않았다는데 감히 우리들이 쉽게 넘을 수 있을것 같지 않아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로 중간 탈출 하였다.

 

 멀리 눈속에 묻힌 대야산 방향

 

 멀리 눈속에 묻힌 대야산 방향

 

 밀재의 이정표

 

 중간 탈출로 능바위골 계곡에는 대야산의 겨울눈을 녹여 만든 옥 같은 물이 흐르고 있다. 대간 산행중 계곡은 이번이 처음이라 새로움을 느낀다.

 

6. 돌아오는 길

   2003. 01. 11

   - 17:38 삼송리 출발〜17:52 늘재 도착(택시비₩13,000)

   - 17:55 늘재 출발〜22:15 부산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