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了)/백두대간(上·完了)

백두대간 11차(밀재〜대야산〜버리미기재〜지름티재)

무명(無 名) 2009. 4. 22. 14:01

 백두대간 11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3. 02. 15〜16

2. 산행구간 : 밀재〜지름티재

3. 산행동지 : 오영동, 정영찬

4. 산행여정

   2003. 02. 15

   04:05 부산 출발〜07:40 문경 가은 용추골 입구 도착


   2003. 02. 15 (제15소구간 : 밀재〜악휘봉 입구) : 11시간 45분소요

07:45 용추골 출발(산행시작) - 08:30 월영대 - 09:08 밀재(09:16 출발) - 10:02 대야산(10:13 출발) -

11:02 촛대재 - 11:14 촛대봉(11:20 출발) - 11:31 불란치재 - 11:50 미륵바위 - 12:10 곰넘이봉 -

12:50 버리미기재(13:02 출발) - 14:10 장성봉(14:40 출발) - 17:05 787봉 -

17:20 헬기장(※ 전망대 까지 왕복:헬기장을 은치재로 착오 17:55 출발) - 살구나무골 - 쌍곡폭포 -

19:30 괴산 절말


   2003. 02. 16 (제16소구간 : 악휘봉 입구〜지름티재) : 11시간 35분소요

07:00 은티마을 출발(산행시작) - 08:02 은치재(※ 악휘봉쪽 722봉 08:45 출발) - 09:10 주치봉 -

09:45 마당바위 - 10:10 구왕봉(10:25 출발) -

10:47 지름티재(※ 희양산 암봉입구 왕복 눈으로 길막힘 12:15 출발) - 13:00 은티마을(13:40 출발) -

14:57 입석재(15:03 출발) - 15:33 악휘봉갈림길 - 15:40 선바위 - 15:45 악휘봉(15:55 출발) -

16:05 악휘봉 갈림길(※ 전망대 까지 왕복:2/16일 산행지 까지 연결 16:30 출발) -

16:42 820봉 (17:05 출발) - 18:02 은치재 - 18:35 은티마을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3.02.15(제15소구간 : 밀재〜악휘봉 입구) 날씨 : 맑음

 입춘이 지난 지 10여일이 넘었어나 강원 및 경기북부 지방에는 계속 눈이 온다는 소식으로 산행을 나서기 망설였다. 지난 1월 조항산과 청화산을 거치면서의 고생 및 대야산의 위용에 억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월 중순이며 날씨 또한 많이 풀렸기에 도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자는 마누라 혹시나 깰까봐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전기밥솥에 밥 지어 보온 도시락에 담아집을 나선게 새벽 4시다.


 겨울의 용소

 

 월영대

 

지난 산행시의 하산 길은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이었으나, 이번 에는 반대쪽인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의 선유동계곡에서 산행을 시작키로 하여 주차장에 차를 주차 하였다가 마당바위 입구까지 차를 운행하여 주차후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편으로 식당과 민박집들이 겨울잠에서 아직 깨지 않고 있다.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객들로 붐비겠지만 적막 그자체이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곳에는 제법 미끄러우나 그래도 걸을 만 하다. 20여분후 용소에 도착하니 수년전 “태조 왕건”에서 도선선사가 태조 왕건에게 道詵秘記를 전수하던 드라마 촬영장이란 팻말을 볼 수 있었다.

 

 코끼리 바위

 

 대문 바위

 

맑디맑은 계곡물이 잠시 눈에 덮인 얼음위로 얼굴을 내민다. 계곡을 따라 오르니 첫 삼거리다. 이곳이 바로 월영대. 왼쪽은 다래골을 거쳐서 밀재로, 오른쪽은 피아골을 지나 대야산으로 바로 오르는 곳으로 나무로된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었다. 우리는 밀재로 향한다. 이곳 까지와는 달리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헤쳐 나가야만 하나 경사가 완만하여 크게 힘들지 않고 밀재에 도착한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찾은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대야산 정상을 향한다.


 숨을 헐떡이며 한참을 오르다 보면 왼편으로 코끼리 형상을 한 코끼리바위에 도착한다. 한쪽 상아는 누가 뽑았는지? 없지만.... 다시 힘겹게 가파른 길을 재촉하여 오르면 커다란 대문처럼 보이는 대문바위에 이른다. 이곳에는 큰 돌 아래편을 자세히 바라보면 누군가가 조그마한 나뭇가지 몇 개로로 받쳐 놓은 게 너무나 우스꽝스럽다.

 

 대문바위의 오른편으로 우회 하는 길도 있지만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처럼 “열려라 참깨” 하고서는 열린 대문바위를 지나 중대봉에서 이어진 능선에 올라서면 바로 대야산 정상이 보인다. 이곳에서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선 다음 밧줄을 잡고 다시 올라서니 대야산 정상이다.

 

 대야산 정상

 

 대야산 정상의 이정목

 

대야산(930.7m) 정상에서 10여분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남으로는 멀리 조항산과 북동으로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조망한다. 이곳의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밀재(소요시간 40분정도), ↓피아골(월령대 1시간20분), →촛대봉(소요시간 1시간30분)으로 되어있다. 갈 길을 재촉하여 대야산을 넘어선다. 이

제 까지는 산행을 한 흔적이 있어 별 어려움 없었으나, 대간 길을 따라 50m 정도 지난 곳의 갈림길에서 오른편은 피아골을 지나 용추로 향하는 길이나 이 길을 버리고 왼쪽편 아무도 밟지 않은 촛대재 쪽이 우리가 진행해야 할곳이다. 


 이곳은 7〜80도의 급경사로 눈에 묻힌 굵은 밧줄에 매달려 10m정도에 내려서니 팔 힘이 몽땅 빠져 버렸다. 아랫쪽엔 눈사태가 난 듯 눈이 굴러 내린다. 간신히 나무를 발판삼아 조금의 휴식을 취하면서, 이곳으로 아직 내려서지 않은 동료에게 조금 기다려 달라고 소리 지른다. 내려온 것 보다 더 많이 남은 경사로를 내려다보니 아찔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밧줄이 보이지 않는것이 정말 큰 일이 었으니까. 몸을 틀어 옆을 보니 밧줄이 눈에 묻혀 끝이 약간 보인다. 툭툭 틀어보니 길과 밧줄이 동시에 나타난다. 위쪽의 동료에게 내려 오라고 소리 질렀다. 모자위로 눈 뭉치가 떨어져 내린다. 이곳에서 조금 쉬다 내려간 뒤에 내려오라며 나는 또 다른 밧줄을 잡고 내려선다. 무사히 이곳을 통과 한 후 위를 올려다보면서 지옥이 멀리있는것이 아니고 바로 곁에 있음을 느끼며 크게 한숨을 고른다. 오늘은 정말 지옥 맛도 보았다.

 

 대야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항, 청화산

 

 

 대야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항, 청화산

 

 대야산을 떠난지 50여분후에 촛대재에 도착한다. ←대야산 정상(1시간 정도 소요), ↓월령대( 1시간20분 정도 소요), →버리미기재(?시간 정도 소요)라는 이정표가 오똑 솟아있다. 여기서 능선을 향해 올가서니 한 기의 묘를 지나니 바로 촛대봉(661m)이다. 촛대봉에서 다시금 대야산을 바라보니 눈속에 묻힌 저 암릉을 내려왔다는게 정말 끔찍하게 느겨진다. 촛대봉 정상에도 다음과 같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대야산(소요시간 1시간 30분), →버리미기재(소요시간 1시간 20분). 잠시 휴식을 취한뒤 눈속을 내디딘다.

 

 촛대재

 

 촛대재에서 올려다본 대야산 직벽구간

 

 촛대봉

 

 10여분후 불란치재를 지나 곰넘이봉을 향한다. 제법 가파른 바위길 을 오르니 무어라고 표현키 어렵게 멋지게 솟아오른 미륵바위를 돌아 올라 조망이 뛰어난 곰넘이봉(721m)이다. 이곳 정상에서 암릉을 조심해서 돌아 내려서니 길이 끊어진 듯 하다. 눈에 완전히 묻혀 버렸기 때문이다. 간간히 붙어 있는 리본을 따르지만 주능선을 조금 비켜난 것이다.

 

 버리미기재 바로 아래쪽의 계곡을 건너면서 계곡 물을 한 모금 마시고서 버리미기재에 도착한다. 이곳 버리기미재에는 속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장 명의로 연중 출입이 금지된 구간이라는 안내판이 양쪽 길가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대간종주산행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장성봉을 향하여 입산통제 표시판을 뒤로 하고는 오르기 시작한다.

 

 곰넘이봉

 

 곰넘이봉

 

 가파른 솔 숲길을 따라 오르면 옻나무골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난다. 여기서 급한 산 사면을 올라서면 전망대이며, 이곳에서 북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다시 오르면 바로 장성봉(915.3m)으로 정상석은 단기 4330년 11월 16일 “문경 산들모임“에서 세운 것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표지 목에는 속리11-11로 속리

산국립공원임을 알 수 있다. 정상석 옆의 넓은 공터 눈 위에서 점심 식사를 끝내고 장성봉을 내려선다.


 서쪽의 가파른 능선에는 눈이 굉장히 많이 쌓였다. 나무를 잡아가면서 내려선다. 길이 잃은듯하다. 등산의 백미는 역시 겨울철 흰 산에 있지만. 그러나 눈 덮인 산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 설날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국망봉에서의 조난으로 네 사람의 희생을 알고 있지 않는가?

 

 심설을 뚫고 오르는 러셀(Russel)과 눈사태는 겨울 산에서 겪는 어려움중의 어려움이다. 눈의 위험을 모르고 겨울 산에 오른다는 것은 천부당만 부당한 일이 아닌가?  왼쪽으로 보이는 대간 능선까지 50여m는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헤치며 전진하는데, 체력 소모가 여간 클 뿐 아니라 비탈을 가로 질러 나간다는 게 또 한번의 지옥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장성봉을 출발한지 두 시간 가까이 지날 무렵 787봉으로 여겨지는 곳을 통과하여 50여분후 넓은 공터에 도착했다. 이때 시각이 17시20분. 우리들은 이곳을 은치재로 착각을 하여, 서낭당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애써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은치재 일까? 아닐까? 로 고민하다 조금 더 진행하기로 의논하여 두개의 능선을 넘어 보았지만 결국은 시간이 늦어져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30여분을 헛수고 한 셈이다. 눈길이라 시간이 너무나 많이 소요됨을 감안 했어야 하는 것인데!


 공터(헬기장)에서 왼편으로 열린 계곡 길을 30여분을 내려왔지만 마을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는 은티마을 쪽이 아닌 것을 직감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눈 위에 발자국 흔적이 있는 것이 정말 다행 아닌가? 한참을 더 내려오니 이정표가 보인다. 우리가 하산을 하고 있는 골이 살구나무골로 절말부락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어둠이 깔리고 있을 무렵 속리 11-1의 표지 목을 발견 하였고, 또 쌍곡폭포임을 알리는 입간판도 보인다.

 

 뒤를 돌아보니 보름달은 보이지 않고 어둠만 깔렸다. 아마도 이곳에 여름철에는 수많은 피서객들이 붐빌 것으로 느껴진다. 통나무 다리를 건너서 마을입구에 도착하니 19시30분. 가은 개인택시 사무실에 전화로 차를 부른다.

 

 예정보다 산행은 짧고 시간은 엄청나게 많이 소요됨을 느낄 즈음 젖은 발이 시려온다. 


 용추계곡에서 괴산군 연풍으로 돌아와 새재파크에 여장을 풀고는 바로 앞 민물촌횟집에서 귀 밝이 술 한잔으로 오늘의 피로를 씻는다.


6. 돌아오는 길

   2003. 02. 15   

  - 20:05 절말 출발〜20:35 용추골 도착(택시비₩35,000)

  - 20:40 용추골 출발〜21:20 괴산군 연풍 도착(승용차)

 

 장성봉 출입금지 안내문

 

 장성봉 정상

 

※ 2003.02.16(제16소구간 : 악휘봉 입구〜지름티재) 날씨 : 맑음

  06:35 세재파크 출발〜06:45 이화령 도착(승용차)

  06:45 이화령 출발〜07:00 은티마을 도착(택시비₩10,000)

 

이른 새벽 민물촌횟집에서 아침 식사와 보온도시락에 밥을 채우고는 오늘 날머리로 예정한 이화령에 승용차를 주차한 뒤 어제 이용한 택시를 다시 불러 은티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은치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라 마을주민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곳이 은치재 일 것이라는 짐작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을 벗어 날 즈음 목장에서 일하시는 주민을 만나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곳이 은티재임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었다.

 

 농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니, 종이에 ↖은치재  악휘봉↗이라는 안내 표시가 나타난다. 은티마을에서 한 시간 남짓 서낭당이 있는 은치재에 도착했다. 어제 얼마나 찾았던 그곳인가 말이다.

  

  은치재의 서낭당

 

 이곳 서낭당은 나무에 금줄을 묶여있고 제단위에는 눈이 뽀얗게 쌓여있다. 서낭당 오른쪽 문경시 가은읍 쪽에 입간판이 하나 있는데 흰 바탕이나 오랜 세파에 약간은 녹이 슬어 있으나 글씨만은 또렷하다. “여기는 은티재(오봉정재)/ 안내문 여기는 입산통제 구역 입니다(문경군 문공 1074-205) 봉암사 희양산은 스님들이 수행 정진하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총무 제319호)으로서 일반인은 출입을 제한합니다. 이를 위반 시는 산림법에 의하여 규제를 받게오니 양지바랍니다. 문경군수 봉암사주지“라고 쓰여 있다.


 어제 끝내 잇지 못한 악휘봉이 머릿속에 맴돌아 악휘봉을 왕복할 요량으로 역 산행을 시작 키로 했다. 암반을 가파르게 올라 722봉에서 쳐다보니 저 멀리 악휘봉이 너무나 멀게 느껴져, 차후에 당일 산행으로 잇기로 하고 다시금 은치재에 도착, 40여분을 허비한 셈이다. 오늘도 갈 길이 너무나 먼데..

 

 주치봉(683m)을 오르는 길은 5시 방향의 음지로, 아무도 밟지 않은 가파른 오르막이라 너무나 숨이 가파 눈위에 서서 서너 번씩이나 쉬어가지 않을 수없었다. 25분여 걸려서 주치봉 너른 평지에 도착 했을 때는 녹초가 되었다.

 

 이곳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보인다. 아마도 구왕봉 쪽에서 이곳으로 올라와 은치재를 거치지 않고 은티마을로 바로 하산을 한듯하다. 이곳 주치봉에서 내리막길은 눈도 일부 녹아있고 선행자의 발자국을 따르니 별로 어려움을 모르고 진행할 수가 있는 게 다행이다.


 주치봉을 떠난 지 30여분후 마당처럼 널찍한 마당바위를 지나면서 부터는 또 다시 음지로 눈이 많다. 참나무 숲을 지나 희양산이 눈앞에 나타날 즈음에 구왕봉(877m) 정상이다. 구왕봉 정상에는 별도의 정상석이 없어 조금은 쓸쓸하나, 정상에 조금 내려서면 바위전망대에 닿는다. 바로 앞에 펼쳐지는 희양산의 멋진 암벽에 절로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또 신라 헌강왕 5년 지증대사가 심충이라는 사람의 권유로 봉암사 자리를 결정하고 그자리에 있던 큰 못을 메울 때 용이 살고 있어서 지증대사는 신통력으로 그 용을 구룡봉으로 쫓았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봉암사가 저 멀리에 발아래 보인다. 또한 구룡봉을 구왕봉이라고 하고 봉암사에서는 날개봉이라고도 한다고 전해 지는데 이곳 구왕봉 전망대에서 봉암사와 희양산을 조망 한다는게 무엇과 바꿀수 있으랴! 소중하게 가꾸고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산하.


 즐거움도 잠시였던가? 이곳에서 지름티재로 향하는 길 또한 만만하지 않은 곳이다. 표고차가 200m 이상이니 나무를 안고 또는 보조로프를 이용하거나 바위를 네발로 기면서 급경사의 미끄러운 눈길을 내려선다. 지름티재에 내려서면 오래된 무덤과 돌로 쌓은 제단이 하나 있는데 이곳도 서낭당이다.


 이제 부터는 바로 앞에 오뚝 버티고 서있는 희양산이다. 순속에 산행한 흔적이 있어서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르는가 했는데 희양산의 암봉 바로 입구에 도착하니 선행자들도 오르는걸 포기하고 되돌아 온 게 틀림없이 더 이상은 발자국을 찾을 길이 없었다. 우리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은 음지라 무릎을 훨씬 넘고 안내 리본조차도 봉암사 스님들이 제거한 상태라 길을 잇기란 불가능했다. 다시 지름티재로 내려오는 도중에 3명의 산행객을 만났다. 어제 아침부터 산행 중에는 처음 만나는 분들이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나 희양산을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전하고서 은티마을로 향했다.

 

  악휘봉의 선바위

 

 악휘봉 정상

 

 마을입구 산골주막에서 막걸리 한 되와 두부를 시켜서 목을 축인다. 이곳 식당에는 우리들과 같은 산행인 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노트를 찢어 자기의 마음을 담아놓은 글귀며, 형형색깔의 리본들이 대나무 발에 묶여져있다. 우리도 한 개의 흔적을 남기고 어제 못다 이룬 악휘봉을 향한다. 아침에 올랐던 농로를 따라 오르다 은치재와 악휘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한다. 양지바른곳에는 눈이 녹아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바스락 거리고, 노랑나비 한 쌍이 어우러져 날고 있으니 봄은 멀지 않았나 보다.


 은티마을을 출발한지 80여분 뒤 입석재에 닿았다. 제법 짤록한 곳으로써 ← 괴산의 명산 악휘봉(40분),↑입석마을(40분),→괴산의 명산 마분봉(40분) ↓은티마을(30분)로 이정표가 잘 정리되어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을 힘겹게 오른다. 입석재에서 30분걸려 악휘봉 갈림길에 도착하니 “백두대간-악휘봉” 이란 팻말을 따라 대간길을 조금벗어난 악휘봉 으로 향한다.


 악휘봉 바로아래 선바위를 지나는데 선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가 한 폭의 동양화를 옮겨 놓은듯하다. 이곳을 지나면 널찍한 바위로 이루어진 악휘봉(845m)에 도착된다. 악휘봉의 정상석은 검은 대리석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으며, “이 표석은 2002년 10월 18일 산림청 헬기의 도움으로 이곳에 옮겨왔음” 이라고 뒷면에 새겨져있다. 이곳에 서니 멀리 동쪽으로는 구왕봉과 희양산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대야산 중대봉

 

 악휘봉을 되돌아 나와 어제 잇지 못한 구간까지 왕복하는데 30여분 걸렸지만 속이 후련하다. 악휘봉 갈림길에서 820봉을 지나니 암릉길이나 양지바른 곳이라 눈이 녹아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점심 시간에 막걸리와 두부김치로 해결 한터라 허기로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 도시락을 꺼냈다. 지금 시간이 오후 5시를 넘었으니 허기를 느낄 만도 하였으리...

 

 아침에 오른 722봉을 지나 은치재를 하루에 두 번씩이나 밟고서는 은티마을로 내려오는데 희양산 암봉 위로 보름달(어제가 정월 대보름 이지만)이 떠있다.

 

6. 돌아오는 길

   2003. 02. 16

   - 18:35 은티마을 출발〜18:50 이화령 도착(택시비₩10,000)

   - 18:50 이화령 출발〜22:15 부산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