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정맥(完了)/한북정맥(完了)

한북정맥 2구간(광덕고개〜국망봉〜청계산〜노채고개)

무명(無 名) 2009. 6. 2. 08:21

한북정맥 1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6. 01. 21(토)〜23(월)

2. 산행구간 : 수피령〜명덕고개

3. 산행동지 : 오영동(나홀로)

4. 산행여정

   2006. 01. 21〜23

 - 01.20. 23:15 구포 출발 〜 01.21. 04:17 서울 도착(무궁화)

 - 01.21. 06:35 수유 출발 〜 01.21. 08:40 와수리 도착(버스)

 - 01.21. 08:40 와수리 출발 〜 01.21. 08:55 수피령 도착(택시)

  

   2006. 01. 22 (제2소구간 : 광덕고개〜노채고개) : 12시간 25분소요


06:00 광덕고개 출발(산행시작) - 07:20 백운산(07:23출발) - 08:10 도마치봉(08:15출발) -

08:35 도마봉(08:40출발) - 09:02 삼각점3(4)봉 - 09:40 신로령 - 10:07 휴양림갈림길 -

10:55 국망봉(11:00출발) - 11:07 1,150봉 헬기장 - 11:30 견치봉 - 12:13 민둥산(12:30출발) -

13:16 도성고개 - 13:45 채석장 삼거리 - 13:52 강씨봉(13:58출발) - 14:07 제2강씨봉 -

14:22 한나무골갈림길 - 14:41 한나무봉 - 14:46 오뚜기령(14:50출발) - 15:24 귀목봉갈림길(15:30출발) -

16:25 큰골갈림길 - 16:32 청계산(16:35출발) - 16:48 돌탑봉 - 17:04 길마재 - 17:32 길마봉 -

18:25 노채고개

 

산행지도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6. 01. 22(제2소구간 : 광덕고개〜노채고개) 날씨: 맑음

 

   새벽 서울 산님들이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 네 시다. 그분들은 다섯 시에 난 여섯시에 출발키로 마음을 먹었던 터라 잠에서 깨어났지만 서둘 필요가 없었다. 그분들이 먼저 떠난 후에 나 홀로 남아 햇반을 익혀 배낭에 담고 라면 한 개와 만두 반봉 지를 한꺼번에 넣어 끓여 먹고서는 짐을 챙겨 민박집을 나선다. 매서운 칼바람이 광덕고개를 넘어 불어온다.


   지난여름 작은놈 면회 핑계로 이곳 포천의 산정호수를 찾았을 때 찾았던 광덕고개 포천 쪽의 도로옆 넓은 공터에 난전이 열려 토마토랑 옥수수를 싸먹었던 그곳에 한북정맥을 밟기 위해 다시 서있다는 것이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때 보았던 곰 상을 촬영 하였지만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포천의 이동에서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을 넘나드는 광덕고개(廣德峴)는 “캬라멜 고개”라는 특이한 이름도 갖고 있다. 여기엔 6.25전쟁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사단장이 급경사로 굽이도는 광덕고개를 오를 때면 당시 차량운전병에게 졸지 말라고 캬라멜을 주었다고 하는데서 유래가 되었다고도 전해진다.

 

  고갯마루 왼쪽의 상점을 지나니 전등이 자동으로 켜졌다 지난 뒤에는 다시점멸이 되는 자동 시스템을 갖추어진 곳을 지나면 바로 철 계단이다. 미끄러운 철 계단을 손전등으로 밝히면서 조심조심 올라서고는 아이젠을 하지 않고 더 이상 진행키 어렵다는 판단으로 매표소를 지나 눈길위에 주저앉는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새벽의 한북능선을 사정없이 강타한다.

 

백운산 오름길 이정표                   

 

   손전등을 밝히면서 서울 산님[잔디밭 산악회 www.jandibatmt.co.kr의 김현호(KHH-移山 ☏ 019-395-8817)님과 이병근(☏ 011-9801-1510)님]들이 먼저 밟고 가신 산길을 따라 걷는다. 바람은 차지만 아이젠을 착용하고부터는 발걸음을 움직이기가 한결 쉬워졌다. 지난여름 비 오는 날 광덕고개와 백운산(봉)을 왕복 하였지만 자욱한 구름 때문에 조망이 시원치 않았으며, 오늘 또한 새벽 산행이라 주변을 조망키가 어렵다. 가끔씩 등산로 왼쪽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의 밝은 불빛만 비치고 있을 뿐이다.


   45분여 어둠을 헤치며 두 번째 이정표가 나를 반긴다. 광덕고개를 1.8km 지난 지점이다. 백운산 까지 거의 절반 가까이 왔다고 생각이 든다. 870봉을 제법 힘겹게 올랐다 남으로 급하게 내려가 능선 안부에서 바윗길로 올라서면 위험 표지판이 나오는데 이곳이 백운산 등산로 중 제일 위험한 곳이다. 로프를 잡고 조심하여 바윗길을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 백운산 정상이다.

 

백운산(白雲山, 904.4m) 정상  

 

   백운산(白雲山, 904.4m) 정상에는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정표를 겸한 정상 목에는 ←광덕고개 3.2km, 홍룡사 3.9km →, ↑ 삼각봉 1.0km로 표시되어 있다. 이곳의 홍룡사는 백운계곡에 위치한 고찰이다. 그리고 북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멀리 대성산에서 내려온 한북정맥 위 광덕산 정상에는 기상대의 불빛이 반짝이고, 남쪽 하늘에는 오늘 하루를 밝혀줄 햇살이 곧 솟아 오를 듯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백운산을 뒤로하고 완만한 능선 길을 따르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몇 번 오르내리면서 가다 한차례 가파른 길로 올라선다. 이곳에 ← 백운산 1.0km, 도마치봉 1.0km → 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삼각봉 정상에 닿는다. 이곳에서 일출의 순간을 담아 보고자 디카를 꺼내어 보았지만 강추위로 배터리가 얼어버려 작동을 않는다. 몇 번 장갑 낀 손으로 녹여 보았지만 허사다. 결국 일출을 담는 것을 포기 하고 말았다.

 

도마치봉(道馬峙峰.937m)            

 

   삼각봉을 지나 급경사 길로 내려가면 경사 길에는 굵은 로프가 길게 설치되어 있다. 다시금 안부에서 완만한 능선 길로 올라가면 도마치봉 주변에 있는 기암이 바라보이고 한참을 올라가면 道馬峙峰(937m)이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사방으로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져 국망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으로는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가리산이 내려다보인다. 잠시 쉬면서 물을 한 모금 하려니 페트병 주둥이가 얼어 버렸다. 등산용 스틱으로 간신히 구멍을 내어 얼음물을 한 모금 들이킨다.

 

도마치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이곳 도마치봉에서 오른쪽 길은 흑룡봉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맥을 따라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샘터가 나오는데 꽁꽁 얼어버려 식수를 마실 수가 없게 되어있다. 20여분 후 헬기장인 도마봉(883m)에 도착한다. 사방팔방이 막힘이 없는 이곳에 서면 북쪽으로는 도마치봉에서 서쪽 흑룡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암봉이 노송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 놓은 듯 뽐내고 있으며, 왼쪽은 석룡산에서 화악산으로 향하는 거대한 산줄기가 가로 놓여있고. 정면으로는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 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헬기장 가장자리에는 국망봉이 6.0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도마봉을 지나면서 넓은 방화선이 구축되어 있는데 여름철 그늘이 없는 이 구간을 산행 하시는 분들은 꾀나 고생되리라 생각된다. 건설부에서 세운 3(4)번 삼각점 봉우리를 지나서 방화선을 따라 힘겹게 오르면 군진지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그곳에는 ← 국망봉 2.87km, 도마치 4.89km → 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군진지 봉우리를 내려와 휴양림 삼거리(신로령)를 지나서 바위봉을 넘어 따뜻한 햇볕아래에서 포천 이동막걸리와 양갱을 먹으며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7분여를 더 가면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또 다른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곧이어 1,102m봉에 오르게 되는데 전망이 매우 좋다. 이곳에 올라서면 어제와 오늘 걸어온 대성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한북정맥 마루 금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이동면 일대와 국망봉휴양림, 그리고 장암저수지가 발아래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앞으로 가야할 국망봉이 손에 잡힐 듯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보인다.  

 

 도마봉(883m)

 

   완만한 길로 내려가다가 올라가면 위험 표지판이 나오고 여기서 완만한 능선 길을 오르내리면 곧이어 긴급연락처 119 현위치:1-9(헬리포트1)에 닿는데 이곳에 서면 국망봉 정상이 코앞이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늘 이곳에서 처음 산님을 만나니 무척이나 반갑다. 가파르게 오르면 정상 직전에 있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오른쪽으로 휴양림과 국망봉 대피소에서 올라오는 능선 길과 만나는데 굵은 로프가 길게 설치되어 있다. 많은 산님들이 그곳으로 힘겹게 올라오고 계셨다.

 

국망봉(國望峰. 1,167m)

 

   삼거리를 지나 오르면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국망봉 정상이다. 이곳 국망봉(國望峰. 1,167m)은 궁예가 불타는 철원 도읍지를 바라 보았다는 봉우리로 표지목이 있으며 사방으로 확트여 전망이 매우 시원하다. 마침 이곳에 올라오신 산님께 부탁하여 오늘 처음 사진기 속으로 들어간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걸어온 능선들

 

   국망봉을 지나 조금 내려갔다 올라가면 산불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헬기장인 1,150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 개이빨산 1.10km, ↓ 적목리 3.00km, 국망봉 0.20km →라고 되어있다. 왼쪽의 적목리는 무주치 폭포를 경유해서 올라오는 길이며 정맥 길은 개이빨산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정맥따라 완만하게 조금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왼쪽은 적목리 자루목이로 내려가는 길이다.

 

   곧이어 넓은 공터 삼거리인 개이빨산(犬齒峰 1,110m)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 바로 옆에는 ← 민둥산 1.70km, ↓ 용수목 3.10km, 국망봉 1.30km → 라는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개이빨산 이라고 부른 것은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일대에서 이곳 능선을 올려다보면 뾰족뾰족한 암봉이 마치 개 이빨 같다고 하여 개이빨산 또는 견치봉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견치봉/개이빨산(犬齒峰 1,110m) 정상

 

민둥산 오르기전의 견치봉

 

   견치봉에서 왼쪽 산 사면으로 돌아서 내려가면 뾰족뾰족한 암봉과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는 길이다. 우회 길을 지나 능선에서 내려가면 용수목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갈림길에 완만한 길로 내려가면 무명봉으로 개이빨산 능선에 있는 암봉과 암릉이 바라보인다. 무명봉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다 급경사의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서면 넓은 공터에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민둥산(민드기봉) 정상에 닿는다.

 

민둥산/민드기산(1,023m) 정상

 

   민둥산(1,023m) 정상에도 정상석이 한 편에 자리 잡고 있으며, 멀리 견치봉을 바라보니 개 이빨 같은 형상의 바위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곳을 민둥산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정상 주변과 주능선 곳곳에는 억새군락을 이루고 있어 민둥산 또는 민드기봉 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한다. 이곳 민둥산에서 도성고개까지 2.5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뒤로하고 정상을 내려서니 산님 세분이 올라오신다. 정상아래 양지바른 곳을 찾아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는다. 싸늘한 햇반과 얼어버린 김치, 그리고 살얼음이낀 식수가 전부이다. 서글픈 생각도 가져 보지만 호강하려 산행을 시작한 게 아니잖은가?

 

민둥산/민드기산의 이정표

 

  민둥산을 내려서는데 주변의 억새군락지의 산불화재의 진화 관계인 듯 이곳에도 넓은 방화선을 구축하여 놓았다. 도성고개까지 700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왼쪽으로 휘어져 완만하게 10분여 내려가면 헬기장이 있는 도성고개다. 지금 13시라 일곱 시간을 산행하였고, 아직도 다섯 시간은 남았다고 생각을 한다.

 

민둥산의 방화선

 

   많은 종주 인들이 이곳 도성고개에서 구간을 접는 곳이라 사방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 강씨봉 1.54km, ↓ 논남 4.40km, → 민둥산 2.55km,  이고 이동면 연곡리 쪽은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이다. 헬기장 건너 강씨봉으로 올라가는 초입에는 리본이 많이 걸려있고 왼쪽으로는 약15m정도로 큰 잣나무 조림지역으로 오른쪽의 잡목지대와 크나큰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렇게 가파르진 않지만 힘든 오름길이다.

 

강씨봉 오름길의 잣나무

 

   도성고개를 출발하고 30여분 후 이동면 채석장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는데 강씨봉까지 300m라고 되어있다. 갈림길에서 완만한 길로 올라가면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830봉에 닿는다. 이곳이 강씨봉 정상인 것 같은데 정상 표지 석은 없고 이정표(← 오뚜기고개 2.52km, 도성고개 1.54km→)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강씨봉 830m"라고 표시 해 놓았다. 이곳은 국망봉에서 개이빨산과 민둥산을 거쳐 이곳까지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마루 금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매우 좋다. 정상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간식으로 허기만을 면한 채 길을 재촉한다.

 

강씨봉

 

    그리고 그곳에서 10여분을 내려가면 제2의 강씨봉 정상 표지석이 있다. 이곳 강씨봉(姜氏峰, 830.2m) 정상석 옆면에는 “加平郡 北面 赤木里山 97-1番地 1998年8月1日 設立 加平郡守” 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또한 강씨봉은 궁예의 부인 강씨가 이곳으로 도피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강씨봉을 내려서니 한 그룹의 산님들이 올라오고 계신다.

 

 제2 강씨봉(姜氏峰, 830.2m)

 

    완만한 방화선을 따라서 15분여 내려가면 한나무골 갈림길로 ← 오뚜기고개 1.30km, ↑ 한나무골, 강씨봉 1.22km→ 이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완만한 능선을 20여분 에돌아 올라가면 119소방(1-3정상)표지판이 있는 한나무봉 정상이다. 한나무봉 정상에 서면 귀목봉이 바로 손에 잡힐 듯 지척에 보이고 오뚜기고개의 군용차량인 듯 차량의 소음이 들리고 헬기장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이곳 한나무봉에서 급경사길 을 내려가면 비포장도가 있는 오뚜기령에 닿는다. 오뚜기령에는 길 건너편 공터에 대리석을 2단으로 쌓아서 그 위에 표지석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다. 오뚜기령은 가평 논남기와 일동 무리울을 넘나드는 고개인데 군사도로의 목적으로 사용 되는 듯 4륜 구동차량은 다닐 수가 있을 것 같고, 조금 전 군용차량이 얼음 위를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다.


    오뚜기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청계산 3.34km 이정표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올라가면 방화선으로 마루 금이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 길로 한참 올랐다 급경사 길로 내려가면 능선 안부로 이곳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 봉우리를 힘겹게 귀목봉이 코앞에 펼쳐지고 다시 두어 고비를 오르면 나무의자 두 개로 쉼터가 조성되어 있는 귀목봉 삼거리에 이른다

 

 귀목봉 삼거리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한 모금 정도 남아있는 이동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무의자 옆으로는 “생태계 보존 지역" 표지 목을 나무를 세워 보호구획을 설치하여 놓았고, 바로 앞에는 “새는 왜 지저귈까요? 라는 입간판도 세워져있다. 그리고 이곳 삼거리 왼쪽으로는 귀목봉이 지척에서 올려다 보인다.


    휴식을 접고 뾰족한 봉우리인 청계산을 향하여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걷기를 시작한다. 조금 내려가면 바위길 에 굵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나오는데 조심해서 내려선다. 다시금 가파른 길로 올라서면  850봉에 닿는데 왼쪽 상판리 방향으로 출입금지 표지가 붙어있다. 이동 막걸리 한 모금을 하였는데도 허가가 엄습해온다. 먹을 것이라곤 안 익힌 햇반과 만두, 그리고 양갱과 자유시간뿐이라 양갱두개와 물 한 모금을 뱃속을 평정 시킨다.


    뱃속을 달랜 뒤 곧이어 전망이 트이는 바위에 오르게 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일동면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전망대에서 평범한 능선길로 내려가면 큰골갈림길에 닿는데 이정표이 있다. 이곳 갈림길에서 청계산을 오르는 직벽 코스는 바위의 얼음으로 엄청난 고생과 인내력 그리고 위험이 뒤따랐다. 드디어 청계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제 거의 다왔다는 느낌으로 마음이 편안하다.

 

   청계산(淸溪山 849.1m)정상에는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바위위에 세워져 있으며, 119소방표지판, 청계산 유래 표지판 등이 있으며 전망이 매우 좋다. 청계산 유래 표시판에는 “옛날에 청계의 의미는 닭장을 마굿간에 짓는다는 의미였으며 일동에서 볼 때 동쪽에 위치한 청계산은 오행(五行)에서 동쪽을 뜻하는 청룡(靑龍)을 말하는 것으로 푸른 닭이라는 의미인 靑鷄라고 한 것이 맑은 시내라는 뜻으로 잘못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계산은 대동여지도에는 靑溪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靑鷄와 靑溪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기록 되어있다.

 

청계산(淸溪山 849.1m)정상  

 

   청계산에 올라서니 등 뒤로는 귀목봉과 명지산이 바라보이고 앞쪽으로는 앞으로 가야할 길마봉과 그 너머로 운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내려가면 급경사 내리막에 나무계단과 계단 옆으로 로프를 설치하여 한결 수월하게 내려갈 수가 있다. 곧이어 완만한 길로 내려가면 돌탑이 있는 770봉 에 다다른다. 돌탑 봉을 지나면서 바위에 얼어있는 얼음으로 거의 직각에 가까울 정도의 내리막길로 가끔씩 설치된 로프가 있지만 너무나 힘든 구간이다.


    길마재에 내려서니 왼쪽은 상판리 쪽으로는 군부대 사격장이 있어 출입금지구역이며 오른쪽은 청계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길마봉을 향해 조금 오르면 암반지역이라 위험하다는 표지판이 있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위험 표지판을 지나면서 길마봉까지는 암릉 구간이라 군데군데 얼어붙어있는 암벽과 보조 로프도 없는 곳이라 집의 가족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우회로를 찾아보았으나 신통하지를 않아 물 한 모금으로 안정을 취하고서는 바로 오르기로 하였다. 어제 아홉 시간, 오늘 열 한 시간이 넘는 산행으로 지칠 데로 지쳐있는데 바위를 안고 오르기도 하고 주변의 나무를 잡고 오르다 보니 길마봉 정상이다. 아직은 모르지만 한숨을 쉬노라니 어느듯 석양은 운악산 마루에 걸려있다.

 

   길마봉(735m) 정상에는 서울 구로 오류동 기미산악회에서 바위위에 세운 정상표지석이 있는데 이곳에는 길매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시간이 바쁜 터라 오래 머물 수도 없어 정상 바로 앞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 어둡기 전에 하산을 하여야겠다는 마음으로 노채고개로 향한다. 완만한 능선길을 내려섰다 조금 올라가면 암봉인 710봉에 닿는다. 이곳에서 운악산 정상부 오른쪽으로 떨어 지는 낙조를 한 컷 하려고 몇 번씩이나 배터리를 분리하여 손으로 녹여가며 시도 하였건만 어느듯 해는 산 넘어로 숨어버린다.

 

길마봉(735m)정상   

 

   추위에 얼어붙은 배터리 탓으로 불가능한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해서 내려가면 암릉길이 나오고 다시 완만한 길로 올라가면 무명봉이다. 이젠 노채고개로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성급한 마음에 얼음위에 쌓인 낙엽을 잘못 밟아 미끄러져 왼쪽 귀를 나무 등걸에 받았다. 한동안 띵하여 앉아있다 일어서보니 아프긴 하지만 왼쪽 귀 쪽으로 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별일은 아닌듯하다. 정말 다행이다.


   노채고개 조금 못 미쳐 어둠에 일동택시(☏031-532-4070)에 전화로 노채고개로 택시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하고 길을 재촉한다. 완만한 능선길로 한참을 내려가면 군진지 교통호가 나오는데 여기서 교통호를 가장자리를 따라서 내려가기가 까다롭다. 곧이어 절개 지를 조심조심 내려가니 확 포장 공사 중인 지방도로가 지나는 노채고개에 닿는다. 그때 도중에 불러둔 택시에 몸을 싣고 일동면 소재지로 향한다.


   일동면 소재지에 도착하여 금수모텔에 짐을 풀었다. 수건 등 몇 가지를 세탁하고 바로 입구에 있는 용연식당을 이용 이동갈비 1인분과 반주로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식사를 끝낸 뒤 돌아와 기나긴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든다. 서울의 산님들은 잘 무사히 산행을 끝맺었겠지!


2006년 01월 24일 09시 40분 서울 산님으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오영동 선생님.


3일간의 산행은 잘 마치고 돌아가셨는지?

저희는 일요일날 꼬박 12시간 10분 걸려 노채고개까지 갔습니다.

마지막 청계산 넘어 길마재 내려서는 빙판길과 길마봉 빙벽오름길에서 고생을 했습니다. 저희보다 늦게 출발하셨는데 혹여 늦은 시간이면 더 미끄러울까봐 걱정했습니다.

초면에 만나 동숙동식하는 것은 아마 산밖에 없을 듯 합니다.

산에서의 소중한 추억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먼길 걸어오시는 한북정맥 건강하게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명절 보내세요.

또다시 산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김현호 올림...


※ 2006. 01. 22  

 - 18:25 노채고개 출발〜18:35 일동 도착(택시비 ₩7,000)

 - 개인콜택시 써비스 : 경기 61바 4006호, 박영일(☏ 016-355-3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