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정맥(完了)/낙남정맥(完了)

낙남정맥 1차(영신봉〜삼신봉〜외삼신봉〜돌고개재)

무명(無 名) 2009. 5. 19. 08:16

낙남정맥 1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4. 06. 26(토)〜27(일)

2. 산행구간 : 영신봉〜돌고개재

3. 산행동지 : 오영동, 장진우

4. 산행여정

   2004. 06. 26〜27

 - 06. 26. 05:00 부산 출발 〜 07:00 거림 도착(승용차)

 

   2004. 06. 26 (접근구간 : 거림〜영신봉) : 02시간41분소요

07:06 거림(산행시작) - 08:16 북해대교 - 08:37 샘터 - 09:00 세석교 - 09:15 의신삼거리(09:27출발) -

09:35 세석대피소 - 09:47 영신봉


   2004. 06. 26 (제1소구간 : 영신봉〜고운동재) :06시간 43분소요

09:47 영신봉(10:12출발) - 10:20 세석대피소 - 10:30 의신삼거리(10:35출발) - 10:45 음양수(10:50출발) -

11:08 대성골갈림길 - 11:25 석문 - 12:00 헬기장 - 12:08 한벗샘 중식(12:33출발) -

13:28 삼신봉(13:48출발) - 13:53 청학동갈림길 - 14:15 외삼신봉(14:23 출발) - 15:30 묵계재(15:40 출발) -

16:30 고운동재


   2004. 06. 27 (제2소구간 : 고운동재〜돌고개재) :09시간 25분소요

06:50 고운동재 출발(산행시작) - 07:40 첫 삼거리(08:20출발) - 09:10 790.4봉 조식(09:40출발) -

10:05 곤양#403삼각점 - 10:35 길마재(10:50출발) - 11:00 산불감시탑 - 11:40 565.2봉(11:50 출발) -

12:07 양이터재(12:18출발) - 13:35 산불자리 중식(13:55 출발) - 14:55 농장(15:05출발) - 15:15 돌고개재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4. 06. 26(제1소구간 : 거림〜고운동재) 날씨: 흐림


  지난해 7월6일 백두대간 남한구간의 종주를 36소구간과 올해 3월7일 낙동정맥 종주를 20소구간 으로 마무리 한 뒤, 3개월여가 넘는 기간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근교와 함양의 황석, 거망산과 괴산의 군자, 칠보산 및 단양의 도락산, 여수 영취산 등을 다녀왔지만 테마산행이 아니었기에, 낙남정맥 종주산행을 결심하고 자료를 모아, 지리산 입산통제가 끝나는 5월15일 이후 첫 출발 하기로 하였으나 사정에 의하여 한달여가 더 늦어졌다.


   장마가 시작되어 출발 당일 경남 산청의 비올 확률이 80%라는 일기 예보도 아랑곳없이 강행키로 결심하였다. 새벽에 일어나니 낙남정맥 종주산행이 순탄할 징조일 듯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남해고속도로에서 진주 분기점을 지나 중부고속도로 단성 나들목 에서 거림골로 향했다. 해발 600m가 넘는 곳이라서 구름바다에 빠져든다. 곧이어 중산리 버스 정류장이 나타나자 정신을 가다듬어 차를 되돌려 나와 거림에 도착하니 일곱시다.


  거림골 민박 촌을 지나 지리산국립공원 거림매표소는 아직 인기척이 없다. 입장료가 1,600원 이라고 되어있다. 다행이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세석대피소까지 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을 듯 하여 다행이다. 왼쪽의 거림골 계곡에는 하얀 포말을 토하며 쏟아지는 물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북해도교를 건너 오르니 구름 속으로 강렬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왼편의 낙남의 주능선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간 이내 살아지곤 한다.

 

영신봉 이정표

 

  산새들의 곱디고운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쉬엄쉬엄 올랐는데 어느덧 세석교에 도착한다. 벌써 산행을 시작한지 두어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는걸 보면 세석대피소가 가까워 왔음을 짐작 할 수가 있다.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의신부락으로 향하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곳이 낙남정맥의 갈림길이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는다. 곤달비가 눈에 뜨이기에 한 잎 따서 물에 씻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 향기가 가득하다.


  나무들은 이제 고산목으로 바뀌었고 곧이어 3층 짜리 세석대피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샘에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추기고 대피소 왼쪽을 돌아 낙남정맥의 시발점인 영신봉으로 향한다. 길가에는 비비추의 꽃망울이 곧터질 듯 한껏 부풀어 있다.

 

 세석산장

 

  영신봉(1,651.⁹m)에 도착하니 지리종주능선 좌우측으로 “자연휴식년제구간 출입통제 (과태료50만원 부과)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 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다. 우리 두 사람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기 위하여 간단히 준비한 소주와 사과, 토마토등 과일과 오징어포를 놓고 산신제를 올려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어 망설이다 헬기장 위의 바위에 상을 차리고 산신제를 간단히 올리고는 바위로 이루어진 영신봉을 잠시 올랐다.

 

간단한 무사산행 기원고사

 

영신봉

 

  영신봉을 내려서면서부터 낙남정맥 580리길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세석대피소와 의신 삼거리를 지나 음양수(陰陽水)에 도착하니, 바위로 제단을 쌓아놓은 아래쪽에 집채만 한 바위 양쪽에서 음수와 양수의 석간수가 흘러나와 한곳에 만나는 샘으로 물맛 또한 차다. 수통을 가득 채우고선 길을 재촉한다.

 

 음양수(陰陽水) 제단

 

음양수(陰陽水) 

 

 음양수의 이정표

 

  여러 곳의 바위 전망대를 만나지만 세석대피소를 오를 때 불과 몇 십분 파란 하늘이 보이더니 이내구름 속에 갇혀서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시야가 트여 천왕봉을 한 번쯤은 바라보고 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음양수에서 대성골 갈림길까지는 걷기가 수월한 곳이다. 이곳에서 멀지않은 거리에 거대한 석문이 나타난다. 

 

석문

 

  석문을 내려서서 30여분 지나면 산죽에 반쯤 가려져 있는 헬기장이다. 이곳을 지나 7-8분 거리에 한벗샘이 40여m 아래쪽에 있다는 이정표가 있으나 식수도 충분하고 해서 그냥 지나친다. 한벗샘을 조금 지나 오늘 일찍 출발하느라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기에 조금 일찍 점심 식사를 하였다.

  삼신봉을 오르기전 산불로 불탄 나무는 앙상한 뼈만 남아있고, 둥글레와 금강초롱 비비추등 야생화들이 곱게 피고진다. 벌써 금강초롱은 완두콩모양의 열매를 맺어 종의 번식 준비를 하고 있다.

 

 비비추

 

  곧이어 삼신봉(三神峰. 1,284m)에 오르니 드디어 구름이 걷히기 사작하더니, 이것도 잠시뿐 바로 또 다른 구름이 몰려온다. 넓은 바위 위쪽에 재단을 쌓은 위에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이곳에서 바윗길을 내려서면 삼거리로 남서쪽은 내 삼신봉으로 쌍계사로 연결되고, 낙남정맥은 남동방향인 외 삼신봉으로 향하여야 된다.

 

 삼신봉(三神峰. 1,284m)에서 내려다본 계곡

삼신봉(三神峰. 1,284m)

 

  완만하게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청학동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오지만 낙남정맥 길은 조릿대로 뒤덮여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많지 않아 보인다. 산죽 밭을 헤치고 들어간다. 키보다도 더 큰 산죽과 잡목에서 떨어지는 이슬에 옷은 벌써 다 젖었다. 20여분 후 바위 몇 개로 이루어진 외삼신봉(1,284m)에 도착한다. 특이한 것은 빈 국기 게양대가 정상석 옆을 홀로 지키고 서있다.

 

청학동 갈림길 이정표

 

  외삼신봉 지나 얼마지 않아 바위 아래가 가마득한 절벽이다. 보조 로프가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 내려서기가 정말 힘드는 곳이다. 바위 톱을 잡고 뒤돌아서서 한발 한발 내디뎌 간신히 내려왔다. 휴〜 우〜 한숨을 내쉰다.

 

 외삼신봉(1,284m) 

 

  절벽을 내려와서 한숨을 돌리는가 하였더니 연이어 산죽 밭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 키보다 더 큰 산죽터널을 통과할 때는 허리를 굽혀 기다시피 하여만 하는데 이때는 벌써 배낭은 물기를 머금고, 키 높이만한 산죽 밭은 손으로 헤치며 지나는데 옷은 젖고 신발은 질펀 거린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산죽을 헤치며 가파르게 내려가니 헬기장이 있는 묵계재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여덟시간이 넘었다. 마음과 몸을 추스리고는 다시금 산죽 밀림으로 빠져들어 힘겹게 오른다. 차량 소리가 들린다.


  묵계재를 지난 지 50여분이 지나서 산청양수발전소 상부 댐으로 넘어가는 2차선 포장도로인 고운동재에 도착한다.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채로 배낭에 묻은 풀잎 찌꺼기며 벌레를 털어내고, 바지가랑이의 흙을 씻기 위하여 물을 찾았지만 보이질 않는다. 간신히 덕산 개인택시(☏055-972-6363)에 전화 통화하고서는 차량을 기다렸다. 한기가 스며온다.  

 

 고운동재

 

  얼마 전 개통이 청학동과 중산리를 잇는 삼신봉 터널을 지나 거림골에 도착하여 숙박 장소를 망설이다 내일 산행 날머리 구간인 옥종으로 향한다. 한기에 못 이겨 차량의 히터를 켜고서 옥종에 도착했다. 부근의 옥종 유황온천 3층 여관에서 젖은 옷가지들을 빨아 널고서, 앞쪽 식당에서 소주 한 잔 으로 오늘 하루 산행의 피로를 씻는다.


6. 돌아오는 길

   2004. 06. 26  

 - 17:05 고운동재 출발〜17:30 거림 도착(택시비 ₩25,000)

 - 17:40 거림 출발〜18:40 옥종 유황온천 도착(승용차)

 

 

 

※ 2004. 06. 27(제2소구간 : 고운동재〜돌고개재) 날씨: 흐림

 - 05:50 옥종 유황온천 출발〜06:05 백토재 도착(승용차)

 - 06:05 백토재 출발〜06:45 고운동재 도착(택시비 ₩40,000)

 

  오늘 산행시간도 넉넉하지 못하다고 느껴서 새벽 일찍 서두른다. 오늘 날머리로 예정하고 있는 백토재에 승용차를 주차 시키고 옥종 개인택시(☏ 011- 850-8364)로 연락하여 삼신봉 터널을 지나 고운동재에 도착했다. 어제 고운동재에서 거림 까지의 택시비에 비하면 훨씬 적게 받으시는 것 같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린 하늘이다. 고운동재 마루에서 청학동 쪽으로 치우쳐진 절개지 위를 올라선다. 풀잎의 이슬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왼쪽의 902봉을 지나지 않고 우회하여 돌아가니 햇살이 얼굴을 내밀다 이내 숨어버린다.   

 

 산행지도

 

   다시금 지긋지긋한 산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배낭 커버를 씌울까 하다 그냥 진행하기로 하였다. 어제 보다도 더 심한 산죽 밭이다. 구부려 걷다 헤치며 걷다 보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산죽이 뜸해지자, 길은 희미하고 정맥 산행 표시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상당히 먼 거리에 와있을 때였다

  산죽에 가려 전망이 없어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온다. 거의 산죽 터널이다. 40여분을 허비한 끝에 잘못 진행하였던 삼거리에 도착했다. 진행 방향에서 정맥길은 오른쪽인데, 왼쪽으로 진행을 하였기에 이토록 고생을 하였단 말인가? 아마도 많은 종주자들이 그길로 잘못 들었다 되돌아 온 것을 확인 시켜주는 듯 산죽터널길이 반질반질 하였다. 다음 종주자를 위해서 우리는 조릿대를 묶어 두고서 오른쪽 바른길을 찾아 진행했다.


   무덤이 있는 헬기장을 지나 또 다른 삼거리에서 왼쪽을 버리고 오른쪽 방향인 동으로 향한다. 790.4봉으로 느껴지는 봉우리를 지나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어제 저녁에 불려놓은 햇반으로 신 김치 몇 조각이지만 꿀맛이다. 간간이 햇살이 비추이는 듯 하였지만 젖은 옷과 신발이 마르기에는 볕이 역부족이다. 식사 후 30여분을 진행하니 처음으로 곤양 NO403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제법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서니 시멘으로 포장이된 길마재에 도착하였다.

 

길마재

 

   길마재 포장도로에 앉아 신발을 벗고 젖은 양말의 물을 짠다. 비는 오지 않지만 조릿대 터널은 비 내리는 날의 산행보다 엄청 힘도 들고 준비 해간 비닐 우의를 입을 수도 없어 그냥 이슬을 뒤집어쓰는 수밖에 도리 가 없었다.


   안개는 좀 걷히는 듯하지만 하늘은 온통 먹구름 투성이다. 잣나무 숲을 지나 10여분 오르면 잡목에 쌓인 산불감시탑이 홀로 외로이 산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오른쪽 저 멀리에는 하동호와 1014번 지방도의 차량움직임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산죽도 살아졌고 길이 완만하여 해졌다. 565.2봉을 지나 양이터재에 도착한다.

 

 목장옆 포장도로

 

  양이터재는 하동군 임업협동조합에서 상이지구 98년 임도시설을 시공하였다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데 왼쪽에는 시멘포장이 되었지만 오른쪽에는 아직 비포장도로다. 양이터재를 지나 절개지 위를 오른다.


  마산에서 혼자 오신 산님을 반갑게 만났다. 배토재에서 출발하여 고운동재까지 산행 계획이라고 하시며, 산불자리 산행이 힘들 것 이라고 전해주신다. 이제 날씨도 게이고 있다. 산불이나 온 산에 타다 남은 나무 둥글이 나뒹군 곳에는 고사리도 제법 눈에 뜨인다. 고사리는 봄에만 나는 줄을 알았는데.


  키보다도 훨씬 큰 억새풀과 싸리나무로 뒤엉킨 산행로는 길을 분간키 어렵다. 두 팀의 산행객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지만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몇 번이나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였으니 꽤나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 

 

 나리꽃 

 

  멀리서 차량의 소음이 들리고 포장도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동료의 무릎이 점점 나빠지는 듯 걸음이 늦어진다. 오른쪽으로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왼쪽에는 묵정밭이다. 밭에 드나들지 못하게 철망으로 울타리를 쳐놓았다. 차도 옆 임도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다 내려가면 오른쪽 대나무 숲에 표시기가 몇 개 걸려있는 대나무 숲 속을 빠져 나오면 2차로로 포장이 된 59번 국도인 돌고개 재다.

 

돌고개재  

 

  오늘 산행은 동료의 무릎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마음을 모으고 아침에 이용하였던 옥종개인택시(☏ 011-850-8364)에 연락하였더니 다른 차를 보내 주겠다고 하였다. 돌고개재에서 백토재로 이동하여 부산으로 향했다.


6. 돌아오는 길

   2004. 06. 27  

 - 15:30 돌고개재 출발〜15:45 백토재 도착(택시비 ₩12,000)

 - 15:52 백토재 출발〜18:20 부산 도착(승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