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了)/백두대간(上·完了)

백두대간 19차(대관령〜진고개〜동대산〜구룡령)

무명(無 名) 2009. 4. 28. 16:03

 백두대간 19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3. 06. 06〜07

2. 산행구간 : 대관령〜구룡령

3. 산행동지 : 오영동, 정영찬, 장진우

4. 산행여정

   2003. 06. 06

   03:40 부산 출발〜07:53 대관령 도착(승용차)


   2003. 06. 06 (제31소구간 : 대관령〜진고개) : 08시간52분소요

08:00 대관령(산행시작) - 08:43 새봉(08:55 출발) - 09:30 선자령(09:43 출발) - 10:03 선자령나즈목 -

10:25 곤신봉(10:37 출발) - 11:05 동해전망대(11:23 출발) - 12:03 매봉 - 13:30 점심(13:57 출발) -

14:08 소황병산 - 15:05 바위전망대(15:12 출발) - 15:20 노인봉산장(15:38 출발) -

15:46 노인봉(15:52 출발) - 16:52 진고개


   2003. 06. 07 (제32소구간 : 진고개〜구룡령) :10시간 50분소요

05:00 진고개 출발(산행시작) - 05:55 동대산(06:05 출발) - 07:05 차돌배기 - 07:40 1,267봉(07:47 출발) -

08:35 헬기장 조식(09:03 출발) - 09:18 두로봉(09:27 출발) - 10:20 신배령(10:30 출발) -

11:23 전망대(11:40 출발) - 12:17 응복산(12:50 출발) - 14:10 1,261봉 - 15:12 약수산 (12:25 출발) -

15:50 구룡령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3. 06. 06(제31소구간 : 대관령〜진고개) 날씨: 흐림

 지난 산행시 고생을 하였던 날머리 추풍령을 가벼운 마음으로 도착했다. 날씨도 좋고 별로 덥지도 않은 터라 산행하기에 적당한 조건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를 시킨 게 일곱 시 오십삼 분이니 부산에서 네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주차장 부근에는 민들레꽃이 노랑 모자를 뒤집어 쓰고 무리 지어 피어있다. 포장도로를 따르다 대관령 국사성황당비석이 있는곳의 왼편으로 난 비포장 도로를 오르면서 부터 오늘 산행이 시작된다.

 

 비포장의 임도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으로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시멘트 포장도로다. 아침 출근시간 이라서 그런지 차량이 가끔 통행하고 있어 정말 싫다. 왼쪽 아래로 성황당이 눈에 들어 왔다가는 살아진다. 곧이어 통신 중계소에 닿는다. 중계소 입구에 국사성황당 1.2km라는 푯말이 보인다. 


 중계소를 지나 조금 더 길을 따라 오르니 국사성황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 치는데, 대관령에서 국사성황당을 거쳐 올라오는 산행로가 이곳임을 짐작 할 수가 있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산길에 접어드니 몇 그루의 나무에 새 하얀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산행전 6월경에 흰 꽃이 피어 10~11월에 열매를 맺는다는 헛개나무를 인터넷으로 검색한 그 꽃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곳 강원도 평창에서 많이 자생 한다는 소식도 접했으니까. 이제 헛개나무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산행에 신경을 쓰자.

 

 

선자령

  

 노랑, 빨강 등등 뭇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는 이 계절. 그리고 경사가 심한 것도 아니요, 시야를 가리는 잡목이 있는 것도 아닌 이 능선에 우리가 서있다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하고. 저기 벌과 나비들처럼, 아니 저 산새들 처럼 훨훨 높이 날아 오를 것 같은 심정이다.


 아침 일찍 산나물을 캐러 오신 세 분께서 막걸리를 새참으로 마시고 계신다. 아마도 어머니와 아들 내외인 듯 하다. 정말 이곳 산에 꼭 어울리는 그러한 모습임에 틀림없다. 얼마나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한 모습인가? 다시금 헛개나무에 대하여 그분들께 물어 보았지만 모르신다고 하셨다.

 

 곧이어 사방이 뻥 뚫린 새봉에 도착한다. 초막골 아래로 굽이굽이 돌아가는 구도로가 내려다보이고, 그 위쪽으로 새로 건설된 영동고속도의 다리 난간이 흉물스럽게 계곡에 걸터 앉아있다. 도로위로 굉음을 내면서 달리는 차량 소음이 산새들의 지저귐을 훼방 놓고 있다.

 

 

 선자령

 

선자령

 

 이곳을 내려서면 굴참나무 숲에 가려서 산길이 어두워진다. 한참을 걷다보니 멀리 보리잎같은 초지가 눈에 뜨인다. 분명 보리는 아니겠지만, 보리를 생각하니 옛날 이철에 어려웠던 보릿고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리라.

 

 왼편으로 펼쳐진 초지를 바라보며 망아지처럼 달리다 보니 선자령 정상이다. 이곳 선자령(1,187.1m)은 오른쪽으로 초막교로 탈출로가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으며, 잡목에 가려서 주변의 조망은 불가능 하다. 선자령을 지나 완만한 산길을 내려서면 다시금 초지옆의 임도와 마주친다.


 임도를 따라서 내려 가다보니 멀리 산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초원 가운데로 뚫린 도로는 더욱더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좋다. 곧이어 선자령나즈목이다. 이곳에는 우리와 반대쪽으로 산행하는 사람들의 선행자들이 나무 그늘에 쉬고 있다.


 우리들은 초지를 가로질러 오르기 시작한다. 햇볕이 구름 속에 숨어 버렸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늘이 전혀 없는 이 구간에 얼마나 따가운 볕 아래 힘들게 산행을 했을까? 그리고 낭만인들 어디 있었겠는가? 이곳 초지 군데군데에는 붉은 빛을 띠는 잡풀들이 자라서 초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선자령 목장

 

 고지가 바로 곤신봉(1,127)으로 생각하고 올랐으나 그곳의 표시판에는 선자령(仙者嶺) 1,200m로 되어있다. 아무리 산행지도를 들어다 봐도 곤신봉이 분명하고, 또한 선자령은 벌써 지나왔기 때문이다. 표시판 옆 바위에 걸 터 앉아 얼음냉수로 목을 축인다.


 오늘은 정말 초지로 산책 아니면, 소풍 나온 초등학생 같은 느낌으로 마음 가볍게 길을 걷는다. 멀리 뽀얀 먼지를 토하면서 달리는 차량들이 눈에들어 온다. 농로를 따라 걷다보니 삼거리로 오른쪽이 동해전망대로 향하는 길이다. 이곳 전망대에 구경나온 차량들이 뿜어대는 매연이며 먼지가 정말 싫다.


 동해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은 동해 바다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흐린 날씨로 오늘 만은 불가능한 게 조금은 아쉽다. 전망대 입구에 세워져있는 “초지는 우유이며, 고기”라는 간판이 이채롭다. 전망대 왼편으로 펼쳐진 대관령 삼양목장은 600만평 이라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넓은 땅 위에 조성이 되어있다.


 돗자리는 없지만 진드기를 경계하면서 초지위에 앉아 간식으로 토마토랑 쑥떡으로 허기를 달랜다. 저 멀리서는 꼬마들이 초지를 달리다 넘어지고, 구르며 까르르  소리 지른다.


 일찍 피어 벌써 하얀 꽃씨를 바람에 날려 종족을 번식의 마쳤거나, 이제 막 피어나는 노오란 민들레꽃을 아쉬움으로 남기고 길을 나선다. 가끔씩 달리는 차량의 먼지를 피하여 산길과 농로를 번갈아 지나 제법 가파르게 올라 너덜을 통과하여 하다보니 매봉(1,173.4m)을 지나친듯하다.

 

 

 선자령

 

 초원 위에 가끔씩 나타나는 나무들은 저곳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젖소들의 안식처로, 여름철에는 그늘과 비바람을 막아 주기도 하겠지. 처음으로 한 무리의 얼룩 소 떼와, 그를 지키는 한 사람의 목동?(나이가 들어 보임)을 만나니 정말 이국땅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목장 길을 버리고 산길로 접어든다. 매봉을 지나온지 한 시간여. 능선 오른쪽으로 개울이 형성되어 물이 흐른다. 웃통을 벗어던지고 땀에 절인 얼굴을 씻는다. 가끔씩은 이러한 개울이 있어 우리들의 산행을 즐겁게 하여준다. 개 울가에는 산나물인 곤달비가 눈에 뜨인다. 몇 잎 따서 배낭에 담는다.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멀리 소황병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볕은 나지 않지만 그늘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조금 전에 뜯은 곤달비를 비닐봉지에 담아 식수로 한번 행군뒤 젓갈에 날로 쌈을 싸서 입에 넣는다. 산나물의 향기가 오래도록 입가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하지만 목장 부근 이라서 파리가 너무나 많아 오래 지체 할 수가 없어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소황병산 

 

 산길을 벗어나 또다시 초지 위를 걷는다. 바로 소황병산(1,328m) 정상이다. 이곳이 일천고지가 훨씬 넘는 산의 정상 이라고 하기에는 보다는 너무나 넓은 초원지대라 의아심마저 갖게 된다. 정상에는 표지판이 있는데 “小黃柄山 1,430m”로 인조목에 쓰여 있다. 어느 것이 정확한 산의 높이인지?


 바로 앞의 황병산 정상에는 국가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아마도 일반 산행객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겠지만, 대간길은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 북서쪽을 향하여 가파른 길을 제법 내려선 뒤 완만하게 다시 오르니 바위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면 노인봉 아래로 사진 에서나 보아 왔던 노인봉 산장이 바로 지척에 나타난다. 푸르른 녹음에 쌓인 노인봉 산장 아래로는 금강산에 뒤지지 않는다는 바로 그곳 소금강이라.

 

 

노인봉 아래의 노인봉 산장 

 

야생화

 

노인봉 산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산행객 네 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도 이곳의 별미라는 누룩으로 발효 빚었다는 막걸리 한 사발씩을 들이 키고 잠시 쉬면서, 백두대간을 마라톤으로 종주 하셨다는 노인봉 산장지기 성량수씨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그분의 인생철학을 느끼기에는 미흡하지만 조언을 많이 듣고 자리를 떠나 노인봉으로 향한다.

 

 

 노인봉 산장

 

 제법 가파른길을 막걸리 힘으로 10여분 오르니 해발 1,338m인 노인봉 정상이다. 이곳 노인봉(老人峰)은 돌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멀리는 내일 오를 계획인 동대산과 두로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뒤돌아 보면 황병산과 소황산이, 그리고 소금강의 자태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노인봉

 

 노인봉을 되돌아 내려와 평지나 다름없는 산행로를 따라 내려오니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횡계 택시에 연락하여 진고개로 오십사고 전화를 하였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방금이라도 소나기가 한 줄기 내릴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재촉한다.


 제법 가파르게 내려서니 등산로 왼편으로 수천 평이 되어 보이는 묘목단지 저쪽으로 진고개 산장의 뾰족 지붕이 나타났다. 묘목단지를 왼쪽으로 돌아가니 진고개다. 이곳 진고개는 해발 960m로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진부면을 동서로 6번 국도가 가로 지르고 있다. 

 

 진고개에서 택시로 대관령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후드득 떨어진다. 산행시 비가 쏟아지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시간이 조금 남아 상원사와 월정사의 경내를 둘러 보고 월정사 입구 평화장에서 피로를 풀었다.

 

6. 돌아오는 길

   2003. 06. 06  

 - 16:52 진고개 출발〜17:27 대관령 도착(택시비 ₩26,000)

- 17:30 대관령 출발〜18:00 평화장 도착(승용차)


 

 진고개

 

※ 2003. 06. 07(제32소구간 : 진고개〜구룡령) 날씨 : 맑음

 - 04:47 평화장 출발〜05:00 진고개 도착(승용차)

 

  진고개~동대산 구간은 ‘03년~’05년까지 3년간 자연휴식년제로 지정이 되었기에 많이도 망설이다가 지금 까지의 구간을 빠뜨리지 않고 진행해왔고 또 전 구간을 종주 하겠다는 성취감 또는 욕심감에 사로잡혀 대간길을 그대로 걷기로 마음먹고 새벽 일찍 진고개에 도착했다. 진고개 마루에 설치된 입산통제소에는 사람이 없는 빈 초소만 휭하니 남아있다.

 

 

산행지도 

 

입산통제 표시판과 로프로 막아 놓았으나 로프를 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이 쉽게 넘을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뒷편 초소를 돌아보았으나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것으로 안도의 숨을 내어쉰다. 절개지 위를 오르니 119구조 오대02-01의 표지목이 보인다.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 약 1.6km 거리를 470m의 고도를 높여야 하겠기에 마음을 다잡아야만 하는 구간이다. 아직 숲속은 어둡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 키가 작은 조릿대가 무리를 이룬다. 30여분 지나니 ←진고개 1.0km, 동대산 0.7km→ 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른 새벽이지만 벌써 온몸에 흠뻑 땀에 젖었다. 하지만 진고개가 아닌 동피골야영장에서 시작을 한다면 시간은 곱이나 더걸리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정표를 지나 20여분더 가파르게 오르니 오대 02-04 표지목이 나타난다. 밧줄로 막아놓고 등산로 출입통제를 알리는 표지판과 동피골야영장(4km)에서 올라오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제 입산통제구간을 통과 하였으니 안심은 되지만 법?을 어겼다는 미안한 마음은 금할 수 없다.


 삼거리에서 30m정도 진행하면 헬기장이 있는 동대산(1,433.5m) 정상이다. 동대산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지만 사방이 뚫려서 전망이 좋은 편이다. 노인봉 정상에는 벌써 붉은 해가 솟아있고, 서쪽으로는 효령봉과 그곳 우측으로는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굵은 선을 이루고 뻗어있다. 아쉽게도 비로봉은 대간 줄기에서 벗어나 있어 밟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붉은 햇살이 우리를 비추고 있지만, 방금 까지 흐르던 땀은 벌써 한기를 느끼게 한다. 동대산을 지나 북으로 향하여 내려서면 묵은 헬기장을 다시 지나니, 일천고지 이상 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드리 고사목이 즐비하게 도열해 있다. 정말 이토록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자연에 감사드린다.


 산길 군데군데에는 멧돼지들이 방금 먹이를 찾으려 파헤쳐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야행성으로 알려진 멧돼지의 개체수가 너무 많지나 않는지? 많다면 조금씩 줄여서 생태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 급하지도 않는 내리막길로 산행하기 수월하다.

 

 

차돌배기

 

무슨 풀 일까 

 

 곧 해발 1,230m인 차돌배기에 도착한다. 엄청나게 큰 이곳의 차돌은 무엇을 상징하는지 이채롭다. 흰 빛깔이 반짝이고 있으며, 차돌바위 앞에는 수 백년을 훌쩍 뛰어넘은 고목과 어우러져 운치를 한껏 북돋운다. 차돌배기에서 두로봉까지 아직 3.9km나 남았다. 식전에 두로봉까지 도착을 하려니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차돌배기를 지나니 이국적인 풍광으로 종려나무도 고사리도 아닌 이름 모를 풀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어본다.


 1,267봉은 헬기장으로 부근의 산세를 조망할 수가 있기에 너무나 좋다. 비로봉과 상왕봉 그리고 노인봉까지. 이곳에서 내려섰다 다시 오르면 1,234봉이고, 다시금 가파르게 내림길과 오름길을 힘들게 지나면 두로봉이 앞에 보이는 헬기장이다.


 이곳 헬기장에서 도시락을 펼친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30여분이 지난 터이라 뱃속에서 굉음이 들린다. 조금전 산행로 옆에서 뜯어온 곤달비를 조개젓갈에 날로 쌈을 싸서 입에 넣는다. 어제 점심때 그 맛이다. 알싸한 향이 일품이라 자꾸만 트림을 하고픈 생각이 든다.

 

 약간의 오르내림 길가에는 돌배꽃잎이 하얗게 떨어져있고, 나무에는 벌써 과일이 맺었다. 돌배술의 향내음이 머리에 떠오른다. 고목이된 돌배나무 의 군락지를 지나면 두로봉(1,422m)정상에 도착된다. 정상에는 이정표와 같이 표지목이 세워져있고 사방이 잡목에 가려져 조망은 시원하지 않다.

 

 

두로봉 

 

 수년전 비로봉에서 이곳 두로봉까지 산행시 이곳의 양지에 쪼그리고 앉아서 오들오들 떨면서 김밥을 먹고 북대사를 거쳐 상원사로 하산한 경험이 문덕 떠오른다. 그때는 수통의 물까지 물 뼈로 변할 정도로 추운 겨울이었다.  추위에 떨었던 겨울을 생각하고 나니 조금은 시원하다. 이제 또 길 길을 재촉해야만 한다. 두로봉에서 진행 방향의 오른쪽 표시기를(이정표에는 신배령 방향의 표시가 없음) 따라 내려서면 또 다른 헬기장으로 시야가 조금 트이별로 시원치가 않다.

 

 

신배령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내리막길에는 잡목이 우거져 진행하기 조금은 힘이 든다. 그러나 이곳 내리막길을 지나서 왼쪽으로 꺾으니 다시금 돌 배꽃잎이 떨어져 눈이 쌓여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이제부터 산행로는 평지나 다름없어 속력을 조금 낼 수가 있다. 이곳도 산행로 곳곳에 멧돼지가 파헤쳐 놓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두로봉을 출발한지 한 시간여만에 신배령(1,080m)에 도착했다. 이곳 신배령에는 북부지방 산림청에서 세워 놓은 이정표가 있는데, ←응복산(4.8km) 2시간30분 소요, 두로봉(2.5km) 1시간30분 소요→ 로 되어 있다. 이곳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 조개동에서 강릉시 연곡면 가마소로 넘나드는 고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구룡령에서 출발하신 산행인 두 분을 만났다. 오늘 산에서 처음 맞는 반가운 분들이다. 동대산에서 하산시 입산통제소를 피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 나누고 헤어진다. 무사히 통과는 하셨는지?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법을 어기지 않으면 끝낼 수 가 없다는 게 정말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직도 우리는 점봉산과 황철봉 구간이 남아 있지 않는가 말이다.


 신배령을 지나니 능선길가에는 야생의 함박꽃이 활짝 피어있다. 함박꽃은 나무에 피는 난초라고 하여 목란 이라고도 하고, 또 천녀화(千女花) 라고도 하며, 희디흰 꽃잎 속에 빨갛게 박혀있는 꽃술 그 안에 노란 수술. 어쩌면 흴 수가 있고 빨갈 수가 있을까 할 정도로 색깔이 깨끗하다. 꽃이 화려한 만큼 향기 또한 짙어 산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완만한 능선 길을 따라 북으로 향하다 1,210.1m봉을 오르지 않고 왼편으로 우회하여 돌아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오늘 지나온 두로봉 정상과 그 주변능선을 조망 할 수가 있다. 전망대를 지나 만월봉(1,280.9m)을 올랐으나 정상을 알려주는 표시는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나쳐 버리

고 응복산을 향한다.


 잡목들이 우거진 산길은 맑은 날씨에도 볕을 보기가 힘이들 정도이다. 가파르게 내려서면 왼쪽으로 통마람으로 탈출 할 수 있는 삼거리를 만날 수가 있다. 이곳에서 다시금 가파르게 올라야만 응복산이다.


 응복산(1,359.6m) 입구에는 보랏빛에 빨간 꽃술을 달고 있는 이름모를 야생화 군락지에는 벌과 나비들이 앞 다투어 꿀 사냥을 하고 있다. 이곳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으나 사방이 막혀서 조망은 불가능하다. 정상석대신 북부지방 산림청에서 세워놓은 정상목을 겸한 이정표만이 우리를 반긴다. 이곳에서 오늘 하산 예정인 구룡령까지 6.7km(3시간 40분소요)라고 적혀있다.

 

 

응복산

 

 응복산 정상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분들은 대간종주에 나서신 분들은 아니란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서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오늘 점심시간은 굉장히 빠른 편이다. 보통은 오후 한 시가 넘어야만 시작이나 오늘은 열두시가 조금 지났으니까.


 멀리 구룡령이 모습을 잠시 드러내다 다시 감출 무렵에 마늘봉 입구 삼거리에 도착된다. 이곳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약 200m 내려가면 샘이 있다는 표시가 보인다. 샘터 쪽으로 내려서면 명개리로 하산할 수 있는 탈출로가 있다. 이곳에서 완경사길 오르면 마늘봉(1,126.6m)에 도착한다.


 마늘봉에서 내려와 가파르게 올라 1,261봉과 1,260봉을 지나면서 서쪽으로 크게 꺾어,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 능선안부에서 가파르게 올라 친다. 좌우편으로 깎아지른 듯한 칼날 능선과 뙤약볕에 현기증이 감돈다. 가끔씩은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정상에 다 왔다고 싶으면 다시 봉우리가 나타나고, 다시 정상인가 하면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서 우리에게 실망을 주기도 한다. 너무나 힘이 부치게 오랐다. 이곳이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는 약수산 오름길이라 그래도 이를 악다문다.


 차량의 소리가 들려올 때에 사방을 벌목하여 훤히 트인 약수산(1,306.2m) 정상에 도착한다. 이제야 정말로 약수산 이구나!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정상을 가리키는 정상목은 나무 몇 조각을 붙여서 희미하게 적어놓았다.


 이곳 약수산은 다음 산행지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고, 조망이 너무나 좋아 힘이 들었던 만큼 입도 쉽게 다물어지지 않는다.

 

 15분 가까이 휴식을 취하고 구룡령으로 향한다. 약수산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두세 번의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 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가파른 경사길 을 내려면 산불로 소실된 민둥산 곳곳에 그래도 살아남은 몇 그루의 참나무만 덩그렇게 지키고 서있다.


 구룡령에는 그래도 야생동물의 보호차원에서 생태터널을 만들어 놓았는데 터널 입구에는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구룡령 생태터널 출입통제 안내. 구룡령 생태터널은 야생동물 이동 및 보호를 위해 설치된 시설물로서 등산객 등 일반인의 출입이 야생동물의 이동에 방해요인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출입을 통제하오니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원주지방환경청장” 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생태터널 입구에는 밧줄로 야생동물의 출입을 저지 할 수도 있게 설치되어 있다. 등산객 출입은 막을 수 있겠지만, 손이 없는 야생동물이 설치된 밧줄을 뛰어 넘자면 상처를 입지 않고 쉽게 넘을 수 있는지 까지도 고려해봄이 어떨지 감히 말하고 싶다. 빈대를 잡으려 초가삼간을 다 태워서야 어디 빈대를 잡았다고 말할 수 있으리!


 이곳 구룡령은 홍천군 내면에서 양양군 서면으로 넘나드는 해발 1,013m의 56번 국도로 고갯마루에는 휴게시설이 훌륭한 편이다. 열 한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휴게소에 앉아 시원한 캔 맥주로 갈증을 해소한 뒤, 약수산 정상에서 연락한 개인택시에 몸을 싣고 진고개로 향한다. 하지만 택시비가 너무나 많아 너무나 당황스럽다.

 

 

 

 구룡령

  

6. 돌아오는 길 (2003. 06. 07) 

   - 16:25 구룡령 출발〜17:45 진고개 도착(택시비₩79,000) 

   - 17:50 진고개 출발〜22:40 부산 도착(승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