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하행) 37차 구간종주 산행기(둘째날/완결)
1. 산행일정 : 2016. 08. 09(화)
2. 산행구간 : 벽소령〜천왕봉(경남 하동, 함양, 산청)
3. 오른산 : 칠선봉(1,576m), 영신봉(1,651.9m), 촛대봉(1,703.7m), 연하봉(1,667m),
제석봉(1,806), 천왕봉(1,915m)
4. 산행자 : 무명
5. 산행여정
- 05:00 벽소령대피소 출발
2016. 08. 08 (제37소구간 : 벽소령〜천왕봉) : 10시간 00분소요(약16.8km)
※ 대간구간(약11.4km)
05:00 벽소령 - 06:01 선비샘(06:55 출발) - 07:46 칠선봉 - 08:36 영신봉 - 08:46 세석대피소 -
09:10 촛대봉(09:21 출발) - 10:11 연하봉 - 10:22 일출봉 - 10:32 장터목대피소 - 10:52 재석봉 -
11:15 통천문 - 11:31 천왕봉(11:50 출발)
※ 탈출구간(약5.4km)
11:50 천왕봉 - 12:00 천왕샘 - 12:15 개선문 - 12:47 법계사 - 12:48 로타리대피소(13:13 출발) -
13:17 헬기장 - 13:39 망바위 - 14:05 장터목대피소갈림길(14:34 출발) - 14:38 칼바위 - 15:00 중산리날머리
6. 산행기
※ 2016. 08. 09(제37소구간 : 벽소령〜천왕봉) 날씨 : 맑은 뒤 흐림
나 혼자 만은 아니고 모두 다 비슷한 느낌이었겠지만 벽소령대피소의 밤은 길고긴 것 같았다. 씻지 못하고 끈적끈적한 몸은 그렇더라도 옆 자리에 코를 고는 사람이 뒤 섟인지라 어쩔 수가 없고 좁은 공간에 수십 명이 이용하는 곳이라 더욱 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곳 지리산의 대피소에서 밤을 보낸 게 세 번째인데 2000년5월19일(세석에서 묵고 20일 유평까지)과 2002년6월30일(세석에서 묵고 7월1일 유평까지) 종주를 하였고, 그 다음 2008년 8월16~17일 양일간의 화대종주와 2011년8월14~15일 양일간 성삼재~천왕봉~성삼재간 왕복종주는 입산시간지정제가 없을 때라 대피소에 묵지 않고 거의 비박이나 강행군하였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하행(남진) 끝 지점인 천왕봉
새벽 5시에 벽소령 대피소를 출발한다
- 05:00 벽소령
- 06:01 선비샘(← 벽소령대피소 2.4km, 세석대피소 3.9km →)
- 07:46 칠선봉(← 벽소령대피소 / 천왕봉, 세석대피소 →)
05:00(벽소령/劈宵嶺/1,350m)
어제 생각에는 이곳 벽소령에서 산행제한(통제)시간이 끝나는 새벽 4시에 출발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조금 꾸물대다보니 한 시간 정도 늦어졌다. 그래도 옆 자리에는 아직도 한 밤중인데 배낭을 꾸리는데 옷가지를 넣은 비닐 소리가 크게 들리는지라 미안한 감이 들었다. 대강 배낭에 넣고 대피소 밖에 나와 짐을 꾸리고 계단 길을 한 참을 내려가 수통을 채우고 길을 나선다.
서서히 밝아온다(05:23)
06:01(선비샘/06:55 출발)
벽소령을 출발하여 왼편 낙석 위험지역을 다 통과하니 여명이 밝아오고 20여분이 조금 지난 지점에 이정표(← 세석대피소 5.2km, 벽소령 1.1km →)를 만나고 렌턴을 배낭에 넣는다. 이곳도 높 낮이가 제법심하고 돌길의 연속이라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닌곳이다. 벽소령에서 1.7km 지난 공터를 지나면서는 제법 주위가 밝아온다.
벽소령에서 1.7km지점인 훼손지 복원 중(05:41)
선비샘의 이정표
선비샘의 유래
이 샘을 선비샘이라 부르는 데는 한 화전민의 서글픈 사연이 깃들어 있는데 이러하다. ‘옛날 덕평골에 화전민 이씨라는 노인이 살았다. 노인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아서, 죽어서라도 남에게 존대를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묘를 상덕평의 샘터위에 묻어달라고 유언하였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 위에 묻었고,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터의 물을 마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려서 무덤으로 절을 하는 형상이 되어 죽어서 남들로부터 존경 아닌 존경을 받게 된 것이다.’고 되어있다.
선비샘
선비샘의 수질검사 성적서/적합(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 환경측정검사센타장)
07:46(칠선봉/七仙峰/1,576m)
식사를 하고 쉬었더니 시간이 꽤나 많이 지체 되었다. 금북정맥의 수덕산이 있는 충남 예산에서 오셨다는 부자지간의 산님과 같이 선비샘을 출발하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망처에 닿으니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등이 조망된다. 이어 일곱 바위봉이 멋진 칠선봉에 닿는다. 이곳 칠선봉은 해발 1,576m의 칠선봉은 작은 7개의 암봉이 높은 능선위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일곱 선녀가 한자리에 모여서 노는 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비경의 암봉들은 구름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더욱 아름답고 고요한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산수국(07:06)
벽소령~세석 대피소 거의 중간지점(07:14)
모싯대(07:29)
조망처에서 바라본 가야할 천왕봉이 보이는 주능선(07:32)
조망도(07:34)
칠선봉 직전의 암봉(07:44)
칠선봉의 이정표(07:46)
칠선봉
- 08:36 영신봉(← 연하천대피소 9.3km, 벽소령대피소 5.7km / 세석대피소 0.6km →)
- 08:46 세석대피소(← 백무동 6.5km, ↑ 장터목대피소 3.4km, 거림 6.0km →)
- 09:10 촛대봉(← 세석대피소 0.7km / 천왕봉 4.4km, 장터목대피소 2.7km →)
08:36(영신봉/靈神峰/1,651.9m)
칠선봉을 지나니 분홍색의 동자꽃 군락지와 수리취 열매가 엉겅퀴처럼 가시를 잔뜩 달고 가을이 빨리 다가와 잘 영걸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인다. 15분여 더 진행하니 바위봉 뒤로 가야할 영신봉도 고개를 내민다. 많이도 오르내린 뒤 이정표(← 벽소령대피소 4.9km / 천왕봉 6.5km, 세석대피소 1.4km →)를 지난다.
동자꽃 군락지(07:48)
수리취 군락지(07:52)
가야할 영신봉(08:08)
이정표(08:12)
뒤 이어 계단을 오르니 백두대간의 끝 점인 천왕봉으로는 아쉽게도 구름이 점점 많아지고 지나온 능선들도 보인다. 기암들을 지나고 반야봉과 반야중봉은 구름위에 둥둥 떠 다니는 게 최고의 풍광을 보여주는 셈이다. 드디어 이정표가 있는 뒤쪽이 영신봉인데 오를 수는 없다. 오늘 이곳을 지나쳐 다녀가고 다음에 낙남정맥 일부 구간과 우듬지인 하동 노량의 남해대교까지도 이어갈 때 다시 찾아올 것이다.
구름이 점점 많아지는 천왕봉(08:17)
?(08:19)
기암(08:20)
기암(08:21)
기암(08:22)
지나온 능선(08:22)
지나온 능선뒤로 반야봉과 반야 중봉(08:22)
기암(08:22)
고사목 뒤로 지나온 능선들(08:26)
가야할 천왕봉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08:27)
영신봉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에 있는 봉우리로 하동군 화개면과 함양군 마천면, 산청군 시천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영신봉은 낙동강의 김해 동신어산까지 이어지는 낙남정맥의 출발점이다. 서쪽으로 칠선봉과 덕평봉, 동쪽으로 촛대봉, 남쪽으로 삼신봉에 이어지는 주요 능선들이 영신봉에서 갈라지는 분기점을 이룬다.
모싯대(08:31)
지나온 능선 뒤로 보이는 반야봉(08:35)
영신봉 정상 아래의 이정표(08:36)
영신봉 정상부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낙남정맥 주능선(다음에 낙남정맥~하동 노량의 남해대교까지도 이어갈 예정이다)
08:46(세석대피소)
영신봉에서 내려서면 낙남정맥 주능선이 조망되고 세석대피소 뒤로 가야할 촛대봉이 보인다. 산오이풀 군락지와 넓은 공터를 지나니 오른쪽으로 세석대피소로 내려가는 갈림길(08:46)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세석대피소가 아닌 직진의 촛대봉으로 향하면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 왼쪽이 지리북부의 함양군 마천면의 한신폭포, 오층폭포, 가내소폭포, 바람폭포와 첫나들이폭포를 지나 백무동으로 가는 갈림길인 셈이다.
가야할 촛대봉도 보인다(08:37)
촛대봉 아래로 보이는 세석대피소(08:42)
산오이풀(08:43)
세석대피소 직전의 공터(08:45)
이곳 세석평전은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고 하여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은 세석고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높은 고원으로서 그 주위가 12km에 달한다. 최고봉인 촛대봉에서 서남방향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펼쳐지는 세석평전은 상, 중, 하로 식물군락이 나눠진다. 상층은 황량한 초원지대로서 지보초, 좁쌀풀, 산새풀 등 여러 종류의 초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중간층은 철쭉이 집단 서식하는 관목지대이며, 하층은 구상나무와 굴참나무 등 상록수와 활엽수가 혼유림을 이루고 있어 등고선별 식물 생태 분포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세석대피소 갈림길(08:46)
아래 보이는 세석대피소(08:46)
세석대피소
또 다른 세석대피소 갈림길 이정표(08:49)
09:10(촛대봉/1,703.7m/09:21 출발)
백무동 갈림길에서 올라서니 구상나무들이 눈에 뜨이고 아래쪽으로 아담한 세석대피소가 구름에 가려졌다 벗겨졌다 반복한다. 10여분 오르니 오른쪽으로 세석평전의 습지가 자리 하는데 이곳 습지에는 당귀가 붉게 꽃을 피우고 있다. 돌길로 올라서면 오른쪽 암봉이 촛대봉인데 촛대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촛대봉 아래에서 그늘을 찾아 잠시 쉬었다 간다.
구상나무(08:50)
세석대피소(08:50)
세석평전의 습지(09:01)
세석평전의 습지에 당귀꽃이 피었다
서서히 촛대봉 오름길로 이어지고(09:07)
촛대봉의 이정표(09:10)
촛대봉
- 10:11 연하봉(← 세석대피소 2.6km, 장터목대피소 0.8km →)
- 10:22 일출봉(← 세석대피소 3.0km / 천왕봉 2.1km, 장터목대피소 0.4km →)
- 10:32 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 3.4km, ↑ 백무동 5.8km, ↓ 중산리 5.3km, 천왕봉 1.7km →)
10:11(연하봉/煙霞峰/1,667m)
촛대봉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내려서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이 돌길로 오르내림이 아주 심하다. 이곳에는 ‘주의! 안전사고 다발지역’이란 표지판이 군데군데 걸려있어 초보자들은 특히 주의를 기울어야 할 곳이다. 장터목 2.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휘휘 감겨져있는 푸른 열매를 만났는데 제목은 알 길이 없네.
사고다발지역 안내문(09:33)
이정표(09:35)
무슨 풀이(09:41)
수리취의 열매(09:42)
노송이 길을 안내하는 봉을 오르니 가야할 연하봉(煙霞峰)은 정말 구름아래에서 노니는구나. 봉을 지나 내려선 안부에는 말과 글로 거의 표현이 어려운 완전 천상의 화원이다. 구름이 몰려오는 화원을 지나 올라서면 바로 연하봉 정상으로 특히 두 번째 바위가 더 멋있다. 이곳 연하봉은 암괴들이 주봉을 이루면서 원형의 암괴들이 주변에 분포하고 있다. 파쇄절리가 잘 발달하여 풍혈이나 다양한 형태의 형상석들이 분포하고 있어 연하봉에서 바라보는 능선이나 계곡의 원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고 하지만 지금은 구름이 머물고 있어 아쉬움만 남는다.
노송(09:44)
가야할 연하봉 방향(09:45)
이정표(09:58)
안부(10:04)
쑥부쟁이(10:05)
연하봉 직전의 암봉(10:10)
연하봉(10:11)
연하봉의 이정표
10:22(일출봉/日出峰)
연하봉에서 내려선 안부 역시 야생화의 천국이다. 입산시간지정제 안내 현수막이 있는 곳의 고사목을 지나 오르니 일출봉 정상으로 구름이 다시 몰려온다. 이곳 일출봉은 처음 접하는 생소한 이름이다.
입산시간지정제 안내(10:18)
고사목(10:18)
일출봉(10:21)
일출봉의 이정표(10:22)
10:32(장터목대피소)
이제 진짜 장터목대피소가 턱 밑에 왔으며 내려서면 된다. 대피소가 보이고 오른쪽 산청 방향에서 구름이 몰려온다. 내려서면 왼편이 대피소인데 바로 천왕봉으로 향한다. 이곳 장터목은 1,650m로 옛날 천왕봉 남쪽 기슭의 시천 주민과 북쪽 기슭의 마천주민들이 매년 봄과 가을에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서로의 생산품을 물물교환 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0:31)
장터목 대피소가 내려다 보인다(10:32)
장터목 대피소(10:32)
장터목 대피소의 이정표
- 10:52 제석봉(← 장터목대피소 0.6km, 천왕봉 1.1km →)
- 11:15 통천문(← 세석대피소 4.6km, 장터목대피소 1.2km / 천왕봉 0.5km →)
- 11:31 천왕봉(← 장터목대피소 1.7km / 중산리 5.4km, 로타리대피소 2.1km, 법계사 2.0km ↓)
10:52(제석봉)
장터목대피소를 지나 아주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데 숨은 가슴까지 차오르고 땀은 온 몸에 범벅이 된다. 가파른 계단을 지나 돌이 깔린 고사목지대가 나오면서 조금씩 완만해진다. ‘119 지리 01-49’ 표지목이 있는 곳으로 장터목대피소에서 200m가량 오른 지점이다. 이어 오름길 중앙에 암반이 보이는데 암반에 둥근 모양의 모습이 돌출되어 있는 모습이 혹여 나무화석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천왕봉도 이제 1.5km남았다(10:43)
제석봉 고사목 지대(10:46)
제석봉 오름길에서 만난 암석(10:47)
제석봉 오름길에서 만난 산오이풀 군락지(10:50)
고사목 지대에는 산오이풀이 꽃을 피우고 ‘제석봉 고사목(帝釋峰 枯死木)’이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제석봉 정상이다. 이곳 제석봉 고사목 입간판의 내용인 즉 ‘살아 백년 죽어 천년이라고 무상의 세월을 말하는 이 고사목 군락지에 얽힌 내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950년대에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로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도벌꾼들이 도벌의 흔적을 없애려 불을질러 그 불이 제석봉을 태워 지금처럼 나무들의 공동묘지가 되었습니다. 탐욕에 눈 먼 인간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어리석은 행위가 이처럼 현재까지 부끄러운 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고 되어있다.
제석봉 고사목 안내판(10:50)
제석봉 정상의 이정표(10:52)
11:15(통천문)
한국전쟁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구상나무 거목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는데, 도벌꾼들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울창했던 수림은 사라지고 황량한 초원으로 변해버린 제석봉을 지나 잠시 숨을 돌리게 내려선다. 이어 가파르게 올라서면 천왕봉을 지키며 하늘과 통한다는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이 있는데 이 문은 예부터 부정한 자는 출입을 하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고도 한다.
구상나무의 고사목으로 재선충에 감염된건 아닐까(10:57)
암릉에 손 내밀고 있는 소나무(10:57)
천왕봉도 이제 1.0km남았다(10:59)
기암(11:00)
이곳 통천문 천왕봉에서 0.5㎞ 지점인 1,890m 고도에는 15~20m 높이의 수직암벽이 10m 폭의 간격으로 자리 잡고 있고, 그 중앙에는 7m 높이와 5m 폭의 돌출암괴가 위치하면서 그 곳을 경계로 양측에 2~3m 폭의 공간이 나타난다. 이 공간의 상부에는 정상부근의 암괴와 중앙부의 암괴가 파괴됨으로서 형성된 터널인 '하늘과 통하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통천문이 있다. 이 통천문은 지리산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석문이라 할 수 있다.
노거수(11:01)
천왕봉으로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11:03)
천왕봉으로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11:14)
천왕봉도 이제 0.5km남았다(11:15)
통천문(11:15)
통천문
11:31(천왕봉/天王峰/1,915m/11:50 출발)
통천문을 통과 철 계단을 오른다. 모싯대 군락지가 나오고 다시 계단길인데 구름이 몰려온다. 계단을 지나 다시금 돌길을 오르는데 제석봉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하게 닮은 나무화석으로 짐작되는 암석이 보인다. 드디어 ‘119 지리 01-52’표지목(11:28)을 지나면서 천왕봉 정상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모싯대 군락지(11:20)
천왕봉 오름길 계단(11:22)
험한 돌길(11:25)
천왕봉 오름길에서 만난 암석(11:28)
천왕봉 바로 아래의 표지목(11:28)
천왕봉 정상부(11:29)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란 정상석이 자리하는 천왕봉에 오른다. 천왕봉은 지리산의 최고봉으로 해발 1,915m의 거봉이다. 어머니 가슴처럼 넉넉하고 아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짙은 운무에 돌풍이 몰아 칠 때면 속인들의 분탕질에 분노하듯 준엄함을 보여준다. 동서남북 사방을 둘러보아도 거칠 것 하나 없는 천왕봉 정상에서의 전망은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지만 오늘은 구름바다에 쌓여 조망이 불가능한게 아주 아쉽다. 이곳 천왕봉은 오늘같이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려워 예로부터 3대에 걸쳐 선행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예로부터 천왕봉의 거대한 바위는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란 의미로 불리었는지 천왕봉 서쪽암벽(장터목방향)에“천주(天柱)”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는데 보지를 못하였다.
천왕봉 정상(11:31)
천왕봉 정상석
천왕봉 정상의 조망도
지난 2002년8월24일 이곳 천왕봉을 시작하여 2003년7월6일 진부령에서 마감한 1차 백두대간 상행을 진행하였고, 2013년9월6일 진부령을 출발한지 어언 3년에 걸쳐 이곳 천왕봉까지 2차 백두대간 하행을 마감하는 셈이다. 처음 상행시는 오직 대간만을 다녔지만 하행시는 지맥을 하느라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오늘은 이곳에서 마감하지만 영신봉에서 뻗어나간 낙남정맥 줄기를 따라가다 하동의 옥산/천왕봉(602m) 직전인 하동군 옥종면과 횡천면 그리고 북천면을 가르는 삼면봉인 우듬지 갈림봉에서 하동의 금오산을 넘어 노량앞바다가 있는 남해대교까지 추가로 산행을 할 요량이다.
천왕봉 정상의 이정표(법계사 방향)
천왕봉 정상의 이정표(대원사 방향)
- 12:00 천왕샘(← 중산리 5.1km, 법계사 1.7km / 천왕봉 0.3km →)
- 12:15 개선문(← 중산리 4.6km, 법계사 1.2km / 천왕봉 0.8km →)
- 12:47 법계사(← 중산리 3.4km, ↑ 천왕봉 2.0km, 법계사 →)
- 12:48 로타리대피소(← 중산리 3.3km, 칼바위 2.0km / ↓ 순두류 2.7km, 중산리 5.9km / 천왕봉 2.1km →)
12:00(천왕샘)
정상에서 20여분 쉬었다 가파른 계단을 두어 번 내려서고 ‘119 지리 05-10’ 표지목(11:58)을 지나면 오른쪽에 남강의 발원지라는 천왕샘이 자리한다. 바위 속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로 수량은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천왕샘을 알리는 입간판에는 ‘이곳 천왕샘은 서부 경남 지역의 식수원인 남강댐의 발원지입니다. 이곳에서 솟구친 물은 덕천강을 따라 흘러, 남덕유산 참샘을 발원으로 하는 경호강과 남강댐에서 합류하여 남강을 이루어 낙동강으로 흐르게 합니다.’고 되어있다.
천왕봉 정상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가는 계단
하산길에서 올려다본 암봉(11:54)
중산리 방향의 첫 표지목(11:58)
중산리 방향의 첫 이정표(11:59)
천왕샘(12:00)
암반수인 천왕샘(12:00)
12:15(개선문/1,700m)
천왕샘을 지나 내려서면 오른쪽 능선으로 구름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지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만 제대로 한 장 담지를 못하여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주 가파른 길의 연속이고, 이 무더위에 평일인데도 수많은 산님들이 땀을 팥죽같이 흘리며 올라오고 계신다. 웅장한 바위가 세워진 개선문에 내려선다.
내림길에서 우측 능선(12:06)
개선문의 이정표(12:15)
개선문
12:47(법계사/法界寺/1,400m)
개선문을 지나고서도 길은 가파르고 계단을 길게 내려서면 왼편으로 일주문을 수리중인 법계사에 닿는다. 법계사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지리산 천왕봉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의 사찰로서 544년에 조사 연기가 창건하였고, 경내 산신각 앞에 보물 제473호로 지정된 고려 초기의 삼층석탑이 있다.
법계사 입구의 이정표(12:47)
법계사 일주문
12:48(로타리대피소/1,335m/13:13 출발)
법계사 바로 아래가 로타리대피소 이다. 뒤에 쳐진 사람을 25분여 기다렸다 출발한다. 당초에는 이곳에서 순두류로 내려가 버스를 이용할까도 했는데 순두류 2.7km이고 중산리 까지가 3.3km이니 600m 차이라 바로 중산리로 내려가기로 한다.
로타리대피소(12:48)
로타리대피소의 이정표(12:48)
- 13:17 헬기장
- 13:39 망바위(← 중산리 2.4km / 천왕봉 3.0km, 법계사 1.0km →)
- 14:05 장터목대피소갈림길(← 중산리 1.3km / ↑ 장터목대피소 4.0km / 천왕봉 4.1km, 법계사 2.1km,
로타리대피소 2.0km →)
- 14:38 칼바위
- 15:00 중산리들머리(← 시외버스정류장 1.9km / ↑ 천왕봉 5.2km, 장터목대피소 5.1km, 법계사 3.2km,
로타리대피소 3.1km / 순두류 3.0km →)
13:39(망바위/1,177m)
로타리대피소를 출발하여 칼바위 방향으로 진행하면 바로 아래쪽이 공간으로 들려있는 얹힌 바위다. 이어 돌이 깔린 헬기장이 나오고 20여분 더 내려가면 망바위에 닿는다.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이제는 비가 내린다고 하여도 아무런 걱정이 없다.
기암(13:14)
헬기장(13:17)
망바위의 이정표(13:39)
망바위
14:05(장터목대피소 갈림길/14:34 출발)
망바위를 지나 꾸준히 30여분을 내려서니 장터목대피소 갈림길이 있는 곳에 닿는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이내 멈춘다. 갈림길에는 이정표와 입간판이 여럿 세워져 있는 곳으로 오른쪽은 장터목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편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아래가 칼바위이다. 뒷사람을 기다렸다 이곳 계곡에서 등목을 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장터목 대피소 합류지점 칼바위의 이정표(14:05)
출렁다리
14:38(칼바위/800m)
30여분 쉬었다 출렁다리를 건너 평지길이나 다름없는 길을 내려가면 오른쪽에 위치한 칼바위를 만날 수가 있다. 이곳이 해발 800m이니 금정산 고당봉의 높이나 비슷한 곳이기도 하다.
칼바위(14:38)
칼바위(14:38)
15:00(중산리 들머리/637m)
칼바위를 지나 내려서니 중산리 0.7km를 알리는 이정표(14:50)를 지나고 오른쪽 계곡의 계곡물에 풍덩 빠지고 싶은 맘 꿀떡같지만 계곡에 들지 말라니 어찌하겠는가? 드디어 ‘통천길’문을 나선다. 왼편에 탐방 지원센터가 있으나 문이 잠겨 있는 것 같다. 오른쪽에는 ‘山을 위해 태어난 山사람 宇天 許萬壽 追慕碑’가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백두대간 남진을 이곳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이정표(14:50)
하산길 오른쪽의 계곡(14:54)
중산리 날머리(15:00)
중산리 야영장의 이정표
우천 우만수 유적비
중산리 탐방안내소
중산리 계곡의 다리를 건너 내려가면 왼쪽으로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탐방안내소가 위치하고 순두류로 오르는 버스 정류소이다. 그곳에 바위 같은 큰 돌에 ‘智異山國立公園’이고 새겨져 있고 南冥先生님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15분여 더 내려가면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부산행은 많이 기다려야 하겠기에 진주로 둘러 부산에 무사히 도착 뒷 풀이를 하였다.
승용차와 순두류행 버스 주차장에 위치한 지리산 국립공원 표석(15:13)
7. 돌아오는길
- 15:00 중산리 들머리 출발 〜 15:30 중산리 정류소 도착(도보)
- 15:50 중산리 출발 〜 17:35 진주 도착(부산여객)
- 17:50 진주 출발 〜 19:40 부산 도착(경남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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