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정맥(完了)/낙동정맥(完了)

낙동정맥 13차(외항재〜운문령〜가지산〜배내고개)

무명(無 名) 2009. 5. 14. 16:09

낙동정맥 13차 구간종주 산행기


1. 산행일정 : 2004. 01. 18(일)

2. 산행구간 : 외항마을〜배내고개

3. 산행동지 : 오영동, 장진우, 구상회

4. 산행여정

   2004. 01. 18

 - 08:28 부산 출발〜09:15 외항마을 도착(승용차)

 

   2004. 01. 18 (제16소구간 : 외항마을〜배내고개) : 06시간49분소요

09:18 외항마을(산행시작) - 10:02 894.8봉(10:06출발) - 10:37 운문령 - 11:00 마지막임도(11:05출발) - 11:27 귀바위 - 11:35 상운산 - 11:45 헬기장(12:45출발) - 13:35 가지산 - 13:45 밀양재 -

13:52 중봉(13:58출발) - 14:05 석남사 갈림길 - 14:50 석남터널 - 15:20 삼각점(15:25출발) -

15:45 능동산 - 16:07 배내고개(- 17:03 살티마을)

 

산행지도 

 

5. 산행기

※ 2004. 01. 18(제16소구간 : 외항마을〜배내고개) 날씨 : 흐림


  오늘도 일일회원이 동참키로 하였기에 고속도로 진입로 옆 만남의 광장에서 합류하여 언양 나들목을 지나 외항재에 도착하니 가랑비가 멈추지 않는다. 어제 산행키로 예정 하였으나 비로 하루 순연 하였는데 오늘마저도 날씨가 궂어 조금은 아쉽지만 그리 많이 내릴 것 같지 않아서 강행키로 하였다.

 

894.8봉에서의 외항마을 운해

  

  포장도로를 따라 우성목장을 지나서 향하여 올라간다. 목장을 지나 임도를 따르다 능선길에 접어더니 선행자들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오늘 이곳을 오른 산행인들이 있는가 보다. 앞선 사람들의 웅성임이 들리고 산행로에는 어느덧 눈길로 바뀌었다. 전망바위 지나 곧이어 주능선에 접어든다. 완만하게 진행하다 가파르게 오르면 894.8봉으로 이곳에서 다섯 명의 산행인들을 만났다.


 이곳 봉우리는 넓은 공터로 아래쪽 외항부락과 멀리 생금비리 마을이 운해에 뒤덮여있다. 산행객들은 오른쪽의 문복산으로 방향을 잡을 때 우리들은 왼쪽인 운문령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굴밤나무 숲은 습기를 먹어 미끄럽다.

 

 894.8봉

 

894.8봉에서의 쌍두봉과 운해 

 

  가파르게 내려서면 이제 운문령까지는 평탄하게 연결된다. 폐 블록헬기장을 지나 곧 운문령이다. 이곳 운문령은 69번 지방도로 포장이 되어있고, 내 고향(금천면) 청도군 운문면과 울주군 상북면을 연결하고 있는 곳으로 가지산을 최단 거리에서 오를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행 기점으로 하고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도 많은 차량들이 운문령에 운집하여 있다.

 

운문령

 

  차단기가 설치된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현대백화점 산악회에서 세운 이정표가 반긴다. 가지산정상 4.8km, 쌀바위 3.5km, 귀바위 2.5km → 라고 되어있다. 이곳 산행로는 너무나 많이 다닌 곳으로 눈에 익어있다. 하지만 오늘은 낙동정맥길이라 그 모습이 새롭게 느껴진다. 많은 산행인들 틈에끼어 임도를 따르다 좁은 산길을 지나면 다시금 임도와 맞닿는다.

 

 상운산 오름길의 설화

 

  임도를 조금 따르면 석남사 입구에서 올라오는 길과 연결되는 곳으로 임도로 계속 진행하는 길도 있지만, 주능선은 바로 가파른 나무계단 길이다. 운문령에서 가지산을 오르는 가장 힘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등줄기에는 땀에 젖었고 이마에는 방울방울 노폐물이 떨어진다. 다시금 임도에 도착하여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땀도 식힐 겸 수통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가슴속 까지 시원함을 맛볼 수가 있어 좋다.

 

 상운산 오름길의 설화

 

  임도를 뒤로하고 절개지위를 오른다. 어제 내린 눈으로 온 세계가 눈꽃으로 덮여있다. 가지산 자락에서 이러한 눈꽃을 감상하기는 그리 쉽지 않는 현상으로 일년에 다섯 손가락 안쪽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그러한 행운을 가슴에 담고 가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스럽게 생각된다. 미끄러운 눈길을 지나니 곧 귀바위에 도착한다. 바람 또한 세차게 불어오고 안개눈으로 전망이 흐려 귀바위에서 오랫동안 머물기가 만만치 않다.  되돌아 내려와서 바위 능선의 상운제단을 지나 오르면 상운산 정상이다.

 

상운산 정상

 

 상운산 정상 아래의 이정표

 

  이곳 상운산(上雲山 1,114m) 정상에는 정상목이 오뚝이 솟아 있으며, 정상목에는 호연지기정신함양(浩然之氣精神涵養)이라고 덧 글을 써놓았다. 구름이 없다면 아래쪽 생금비리 쪽에 운문산 자연휴양림을 내려다볼 수 가 있으련만 그렇지가 못하여 발길을 옮긴다. 곧이어 114 구조지점 04-1에서 잘 정리된 이정표를 만나는데 바로 능선을 향하면 쌍두봉을 지나 지룡산 방향으로 정맥능선이 아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쌀바위, 정상 쪽으로 내려가 야만 한다. 10여분 잡목 숲을 완만하게 내려가면 헬기장과 임도를 만난다.

 

 눈꽃

 

  임도를 지나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자리를 펴고 오늘 일일회원이 갖고 온 소주를 반주삼아 점심 식사시간을 갖기로 하고 둘러앉았다. 평상시에는 이곳 가지산 줄기에서 버너 불을 피우지 않는 것이 옳겠지만, 오늘같이 눈쌓인 곳에서는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불을 피워 라면에 떡갈비를 넣어 안주를 만들고 술잔을 기울인다. 두병을 순식간에 비웠으니 얼떨떨하다. 따뜻한 국물과 소주 그리고 따끈한 커피까지 한잔 하였으니 기분은 정말 짱 이다.

  이제 배를 가득 채웠으니 가지산으로 향하자! 능선길을 조금 따르다 다시금 임도로 내려서서 쌀바위까지 진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 나왔다. 운무에 가려진 쌀바위의 전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헬기장 내림길에서 올려다본 상운산

 

  옛날 이바위 부근에 초막을 짓고 수도정진하던 한스님이 있었다. 이 스님은 양식이 떨어지면 아랫마을로 내려가 시주를 얻어오지 않으면 않되었다. 번번이 시줏길을 나서는 스님이 가여웠는지 어느날 부처님이 기적같은 자비를 내렸다. 스님은 여느때와 같이 불경을 읽고 수도에 정진하다 잠시 쉬는 동안 무심결에 곁에 있는 바위를 보니 바위 틈새로 하얀 쌀이 소복히 쌓여 있는것이 아닌가. 스님은 수없이 부처님께 감사의 염불을 올린다음 이쌀을 소중히 거두었다. 그날부터 바위틈에서는 날마다 한사람이 먹을 양만큼의 쌀이 흘러 나왔다. 이에 스님은 고달프던 시줏길을 나서지 않아도 됐던 것이었다. 편안한 생활이 얼마간 계속되자, 스님은 나태와 안일에 젖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쌀이 나오는 바위틈을 크게 하면 더 많은 쌀이 나오자 않겠는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큰 깨달음이나 얻은 듯이 의기양양 해진 스님은 꼬챙이로 입구를 깊이 파고 단단한 돌맹이로 깨뜨려 틈새를 넓히기에 바빴다.

 

  쌀을 팔아 돈이 모이면 큼절을 지어 주지로 출세할날도 멀지 않았다는 환상에 사로 잡힌 스님은 그날로 수도정진은 뒷전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뜬눈으로 밤을 지샌 스님은 날이새자 곧장 바위앞에 다가섰으나 쌀이 나와야 할 바위틈에 맑은물이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스님은 그때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고 뉘우치면 통곡했으나 허사였다. 그후로 쌀은 영영 나오지 않았으며 이름만이 쌀바위, 미암으로 전해온다.

 

  이에 스님이 내가 욕심이 나서 섣불리 한짖이 도리어 화를 좌초했다는 생각으로 바위위에 올라가 돌이됐다는 설과 어디론가 행방불명됐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단지 설에 불과하지만 확인할수 없는게 오히려 안타까울 뿐. 그래서 지금도 그 스님이 쌀을 받았다는곳에 가보면 바위틈에서 물이졸졸 흘러 내리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능선에 물이있는 유일한 곳으로 목을 축여가고 있다고 한다.

 

 쌀바위

 

쌀바위 지난지점의 눈꽃

 

  쌀바위를 뒤로하고 능선길을 오른다.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로 체증까지 더해준다. 때로는 바윗길을, 또는 밧줄에 의지하여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을 향하는 길목에도 눈꽃이 우리들을 반긴다. 모두가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힘겹게 오르고서야 정상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가지산(加智山 1,240m)정상  

 

 가지산(加智山 1,240m)정상  

 

  가지산(加智山 1,240m)정상은 바위 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석이 잘세워 있으며, 우리의 진행 방향으로 보아 바로가면 아랫재→운문산→억산→구만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가지산 북릉을 지나서 운문사로 향하며, 낙동정맥은 왼쪽 바위능선을 가파르게 내려서야만 한다. 이곳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 운문산 5.07km, 석남터널 3.0km →를 표시하고 있다.

 

가지산(加智山 1,240m)정상  

 

가지산 정상의 이정표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가지산을 뒤쪽으로 하고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 키가 작은 잡목사이로 들어선다. 능선안부인 밀양고개를 지나 가지산 중봉인 바위전망대에 오른다. 가지산 정상은 이제 구름 속에 숨어 버렸고, 이곳 중봉에도 안개 눈을 뿌리기 시작한다. 안개비는 맞아 보았지만 눈은 처음이다. 가끔 흰 머리카락이 있지만 머리 한쪽에는 완전히 흰 머리로 바뀌었다. 이곳 중봉은 삼거리로 오른쪽은 능선을 따라 밀양 호박소로 향할 수가 있지만, 우리는 왼쪽의 석남터널을 향하여 내려간다.


  가파른 길을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길을 잘못 든것같은 느낌이다. 이곳으로 향하면 석남터널 밀양쪽 계곡으로 향하는 곳이라 진행 방향에서 왼쪽 능선을 목표로 삼아 다시 오른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옛 속담이 생각난다. 아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이곳에서 허비한 시간이 무려 25분이 넘어니까. 주능선에 올라서서 왼쪽 매점을 지나서 석남터널 위쪽을 지난다.

 

정원수 같이 생긴 소나무 쉼터 

 

  이곳 석남터널은 20여 년 전에 개통된 것으로 왼쪽은 울주군 상북면과 오른쪽은 밀양시 산내면으로 유명한 얼음골로 연결되는 24번 국도이다. 완만한 길이라서 걷기에도 편하다. 진달래나무가 군락을 이루다 다시금 굴참나무로 바뀐다. 곧이어 왼쪽으로 돌탑이 있는 삼거리길이나 주능선은 곧바로 진행한다. 정원수 같이 생긴 소나무 쉼터와 언양 450번 삼각점을 지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다시금 한 땀을 흘리고서야 능동산(陵洞山 983m)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은 부산 구덕산악회에서 1994년에 세웠는데 이곳에는 981m로 적어 놓았다. 정상석 옆에는 돌탑이 쌓여져 있고, 넓은 공터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 오늘 산행시의 오름길은 이곳이 마지막 정점인 셈이다. 이곳에서 계속 진행하면 사자봉과 수미봉으로 향하지만 낙동정맥은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야만 한다.

 

능동산 정상

 

  20여분 가파르게 내려오니 눈이 녹아 길이 무척이나 질펀한 배내고개에 도착한다. 이곳 배내고개에는 배내골 이천리 안내도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배내고개 

 

  이곳에서 한명은 가는 차량을 타고 외항마을에 주차해둔 승용차를 가지러 가고, 두 명은 24번 국도를 지나 살티마을 까지 내려올 때 차를 가지러 갔던 일행이 벌써 도착했다. 부산으로 내려와 저녁 식사와 간단하게 소주 한잔 후 산행의 즐거움만을 간직하고 피로는 말끔히 씻는다.


6. 돌아오는 길 (2004. 01. 18) 

   - 17:03 살티마을 출발 〜 18:10 부산 도착(승용차)